•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자원·에너지 및 인프라, 과학기술, 원자력, 방산 분야 등에 중점을 두고 양국간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 대통령 초청으로 전날 방한, 2박 3일간 일정을 이어간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문에서 1963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 만족을 표시하고, 양국 관계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 같은 맥락에서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21일 페루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포괄적 협력관계' 진전이 양국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번 가르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포괄적 협력관계 내용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 △ 양국 교역 확대 및 활성화 △ 투자 증진 및 확대 △ 자원·에너지 및 인프라 협력 △ 교육·정보기술·환경·해양과학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 협력 △ 원자력 협력 △ 방산 협력 △ 문화·체육 협력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국의 대페루 투자가 광물, 석유, 가스 및 천연자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양국 모두에 실질적 이익이 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 분야에서 앞으로 계속 협조하로 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의 지속적인 투자증가가 외국투자자들로부터 페루가 안전한 투자처로서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의 대페루 투자에 사의를 표하면서 더 많은 한국기업의 투자증대를 촉진하기 위한 협조의사를 밝혔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의 투자가 페루 국가발전, 특히 농촌지역 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 정상은 페루 석유화학 사업 개발 잠재력이 높다는 데 공감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페루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분야에 대한 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페루 국내법 범위에서 한국 투자를 원활화하기 위한 페루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페루가 1998년부터 중남미 지역내 한국 지원순위 1위의 중요한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인 점을 언급하고 "한국의 과거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페루 경제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지원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페루 교육, 보건 분야에서의 인프라 구축 사업 및 이 분야 페루인 전문가 연수 프로그램 등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한 한국 정부 개발협력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한·페루 FTA(자유무역협정)과 관련, 양 정상은 양국 경제 상호 보완성을 바탕으로 양국 국민 번영과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페루 FTA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종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참가를 결정한 페루 정부에 환영 의사를 표했으며, 가르시아 대통령은 "다양하고 풍부한 해양생태계 보호가 국가 주요 목표의 하나인 페루에 여수박람회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페루의 여수세계박람회 참가가 양국간 인적·물적 교류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 합의했다. 양 정상은 금년이 한·페루 문화협정 체결 20주년이란 점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Grand Bargain)' 구상을 설명했으며, 가르시아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한반도 통일 과정에 대한 페루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북한이 6자 회담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정부의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원칙을 지지했다.

    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은 가르시아 대통령이 한.페루 양국관계 증진에 기여한 점을 인정, 가르시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다. 무궁화 대훈장은 한국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과 부인, 전현직 우방국 원수가 대상이 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등이 받은 바 있으며 이명박 정부 들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조르조 나포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에 이은 세번째 수훈이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명예로운 훈장을 수여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