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간의 국회 국정감사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4선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부산 남구)이다. 국감 기간 언론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 ▲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신참 국방위원이자 이병으로 제대한 단기사병 출신인 김 의원을 한 언론은 '별 보다 빛난 예비역 이병'이라 치켜세우기도 했다. 중진 의원이 '국감 스타'에 꼽히긴 쉽지 않다. 더구나 그에겐 이미 '박근혜계 좌장'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어 주변의 시선은 자연스레 정책보다 그의 정치에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출마 좌절 뒤 김 의원에 쏟아진 관심은 '과연 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는 얼마나 복원됐을까?', '4선인 그가 향후 택할 정치행보' 등이다. 김 의원은 18대 총선 공천탈락과 탈당 등의 정치적 시련을 겪었지만 낙천한 친박계 의원들을 진두지휘해 국회에 입성하고 복당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그러나 지난 원내대표 추대 논란으로 그는 적잖은 정치적 상처를 입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수장이라 할 박 전 대표와의 충돌은 그에게 공천탈락 이상의 정치적 부담을 안겼다. 실마리를 풀기가 쉽지 않은 과제인데 그는 주변의 예상과 달리 활로의 첫단추를 '정책'에서 찾았다.

    이번 국감을 '군 복지 향상'에 맞춘 그는 국감 전 관련 토론회, 군 부대 사찰 등의 사전작업을 통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 국감장 핫 이슈가 된 '김 나는 전투식량'의 경우 군부대 시찰-관련 토론회-직접 시연을 통해 발견했다. 김 의원은 "전투식량의 질을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다"며 보좌진들에게 시식을 제안했다고 한다. 국감장에선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미처 몰랐던 사안"이라며 새로운 전투식량 개발을 약속했다.

    군 관련 가장 큰 사안인 병역비리 해결책도 내놨다. 병무청 국감에서 김 의원은 징병검사 시스템 개선을 통한 병역비리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입영 대상자 전원에 대해 병무청이 신체검사를 하고 있는 현 시스템 대신 군복무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대상자에 대해서만 정밀검사를 해 병역면탈을 목적으로 한 정밀검사 요구를 줄이자는 것이다. 이 경우 예산절감은 물론 병역면탈자의 정밀 신체검사 요구도 사라져 장기적으로 병역비리가 줄 것이란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징병검사 대상자의 90% 이상이 현역 입영을 하고 있고 이들 중 면제율은 0.3%에 불과하다는 자료에 근거한 아이디어다. 박종달 병무청장도 국감장에서 "좋은 의견을 제시해줬다"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지난달 임진강 참사 때 군 대응의 혼선을 지적했다. 우리 전차가 물에 빠진 지 세 시간이 지나 상급부대에 보고되고 우리 군 탱크 외에도 트럭 세 대가 침수 피해를 본 등의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밝혔다.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입장을 분명히 하고있고, 친박계 의원 누구도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생각할 때 '잘못됐다'고 생각되면 잘못을 국민 앞에 고백하고 사죄하고 잘못된 법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잘못된 법으로 '세종시법'을 꼽은 것이다. 친박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김무성 의원을 지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며 그의 최근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김 의원은 이제 자신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에 첫단추를 풀렀을 뿐이다. 그러나 지난 20일간 그가 보여준 행보는 그에게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만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