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숙 "권익위원장 스스로 실세라 생각하나?"
    이재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박선숙 "남들이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재오 "그냥 하는 소리로 듣는다"
    박선숙 "남들이 잘못 생각한다는 것인가?"
    이재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걸로 언론을 통해 듣고있다"
    박선숙 "남들이 그렇게 말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하고 있다는 것인가?"
    이재오 "그렇게 본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 박선숙 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고 받은 대화다. 정무위의 이날 국감은 권익위 외에도 국가보훈처 등 총 5개 기관에 대한 감사를 했지만 질문은 이 위원장에게 집중됐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 '2인자'란 꼬리표가 야당에겐 공격소재로, 여당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다.

  • ▲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질의자로 나선 박 의원은 이 위원장을 "센분"이라 부르며 공격했다. 박 의원은 이 위원장이 취임 뒤 임용한 비서 3명에 대한 경찰의 신원조회가 하루만에 이뤄진 것을 지적하며 "비서실 직원이 임용될 떄 경찰신원조사는 최소 3~4일이 걸리고 기본적으로 일주일은 걸린다"면서 "이 위원장과 관련된 일이라 아주 신속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이 위원장 취임 뒤 권익위의 (인터넷) 카페는 '이재오 개인동정'으로 꽉찼다"며 "도저히 공무원들이 했을 것이라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권익위의 인터넷 카페가) 바뀐 것은 데리고 들어간 직원들이 한 일이 아닌지 챙겨보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많은 사람들 우려가 '대권행보 안할까' '너무 휘두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경인운하를 둘러본 것도 그 일환 아닌가. 최근 (5개) 사정기관 연석회의 정례화도 생뚱맞은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성남 의원도 "권익위 홈페이지는 이 위원장 및 한나라당의 홈페이지와 연결돼 있다"며 "공정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권익위원장의 정당활동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홍영표 의원은 "권익위원장 자격요건을 보면 6가지 기준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 이 위원장은 해당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사실 지금까지 권익위원장들은 독립성 유지를 위한 기관의 특성상 법조인 혹은 거기에 맞는 분이 임명됐다"면서 이 위원장의 경우 (외부에서) 정치적인 인물로 보지 독립성을 유지하고 권익위를 이끌 분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임명된 후 여러 행보도 국무총리 이상의 행보를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동철 의원은 "이 위원장이 내년도 재선거 출마를 위한 임시거처로 권익위를 활용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질의 보다 당부에 중점을 뒀다. 이재오계로 알려진 공성진 의원은 "어사 박문수나 포청천 같은 역사에 남는 위원장으로 남길 기대한다"고 했고 이한구 의원은 "나는 이 위원장의 과거 자기관리 능력을 봐서 기대가 상당히 크다"고 치켜세웠다. 이사철 의원은 야당의 공세에 "너무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방어했고 김용태 의원도 "이 위원장이 공직자의 부패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을 월권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