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개장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에서 수도물 기준을 23배나 초과한 일반 세균이 검출됐다.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한국환경시험연구소에 의뢰해 수질을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분수에서 일반세균 외에도 총대장균군, 대장균·분원성대장균군 등이 검출됐으며 암모니아성질소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세균은 수중에서 활동하면서 인체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일반세균이 발견되면 병원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질검사 항목 중에서 물이 오염되었는지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인다고 조 의원은 전했다. 광화문광장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로 최고 18m 높이까지 치솟는 분수 200여개와 물 높이 2m의 바닥분수 100여개가 설치돼있다.

    조 의원은 "이번에 검출된 물질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장균과 분원성대장균군으로 이 세균이 검출된 물을 음용하면 식중독 설사 경련 구역질 두통 등 단기간에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에게는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광장 분수 외에도 조 의원이 조사한 서울 양천구 목동 중앙공앙 분수에서는 일반세균이 수도물 수질기준의 21배를 초과했고 총대장균군, 대장균·분원성대장균이 검출됐으며 탁도도 기준을 초과했다. 또 강서구 발산동 발산공원에서도 일반세균이 수도물 수질기준의 35배를 초과했다.

    조 의원은 "2009년 상반기 현재, 서울 시내에만 216개 분수가 있고 전국 지자체에서 분수를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분수 수질 기준은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분수 물은 일상적으로 마시는 음용수는 아니지만 면역력이 약한 유아나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고 있고 아이들이 컵으로 받아 마시는 등 실제로 음용이 이뤄지기도 하는 시설물"이라며 "수도물이나 약수터 수질관리처럼 분수에 대한 적정한 수질검사 기준과 항목이 마련돼야 하고 정기적으로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