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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만 제독 ⓒ 뉴데일리
“국가 안보의 생명줄이 서서히 끊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이나 정부가 이 심각성을 좀처럼 인식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만난 김성만 제독(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 중장)은 못내 답답한 표정이었다.
“지난 달 24일 이상의 합참의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는 현재 58%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서종표 의원 질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전작권을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특히 전작권 문제에 대해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논의는 화살을 떠났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도 ‘한국이 전작권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여러 보완사항이 있는데 정보수집능력과 정밀타격능력 등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두 국회의원은 모두 육군 대장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해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김 제독은 “하지만 우려하는 정도로 그만둘 만큼 속사정이 만만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작권 환수는 다른 표현으로는 한미연합사 해체를 의미합니다. 한미연합사는 한국안보의 알파요 오메가예요. 한미연합사의 평시임무는 ‘전쟁 억제'이고, 만약 억제가 실패하여 전쟁이 나면 최단시간 내에 북한군을 궤멸하여 한국주도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보장하는 기구입니다.”
김 제독은 “한미연합사는 서해5도 방어뿐만 아니라 김정일 급사나 핵무기 통제 불능 등 북한 급변사태에도 완벽히 대비해왔다”며 “한미연합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은 한국안보에 대해 무한책임(無限責任)을 분담하고 있는, 그래서 한국 안보의 생명줄”이라고 강조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방주권 운운하며 전작권 환수, 즉 한미연합사 해체를 추진했지만 이것은 한국을 북한에 갖다 바치는 것과 같습니다.”
김 제독은 “지금 자국 군대에 대한 전작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나서는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전 세계는 집단안보기구 참여를 통해 안보를 보장받고 있어요. 심지어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도 나토(NATO)사령부에 전작권을 맡기고 있습니다. 미국도 혼자 전쟁할 능력이 안 돼 나토에 가입하고 있는 것입니다”라며 “한미연합사 해체는 안보 강화를 거스르는 엄청나게 잘못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노무현 정부의 잘못으로 2012년 4월17일 오전 10시가 쉼 없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미연합사 해체 시각입니다. 그리고 우리 군은 현재 미국의 개입 없이는 핵공격이나 재래식 무기 로도 북을 이길 수 없습니다.”
김 제독은 북의 경보병여단 등 특수부대가 서울을 공격하면 서울은 이틀이 안 돼 적의 수중에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안보위기가 엄습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와 국민은 너무 태연합니다. 누구 하나 이를 걱정하는 사람이 없어요.”
김 제독은 “한국전·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은 이미 지쳐서 자포자기 상태에 있습니다. 심지어 이들 중에는 ‘이것이 국가의 운명이라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하고 한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연기를 하든 전작권 환수를 막든 한미연합사 해체는 없어야 합니다. 연합사가 해체돼도 미군이 돕는다고 하지만 그 약속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김 제독은 한미연합사가 존재하면 미군이 유사시 자동 개입하지만 해체 때는 미국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이라크 파병 국회동의를 얻는데 1년 반이 걸렸습니다. 미국 국회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왜 남의 나라에서 피를 흘리겠어요. 그 1년 반이면 한국은 남아나지 않습니다.”
김 제독은 “정부도 국민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병의 진심어린 우국이 대화마다 우러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