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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물었다. "당이 따로 노는 것 같나요" 이 관계자는 여러 기자를 만나서 얘기를 듣는데 한결같이 "당이 너무 심각하다. 계파도 많지 않은 데 당이 따로 논다. 지도부부터 그러니 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는 충고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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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민주당에 우호적인 매체로 알려진 한겨레신문에 1일 '불감증 민주당'이란 칼럼이 실렸다. 당의 모토인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란 이미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미 뺏겼고 이들 계층에서조차 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크게 처지는데도 정작 당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를 '불감증'으로 표현했는데 이 신문은 칼럼에서 "아무래도 '서민 정당' 간판은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 넘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까지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불감증'이란 단어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여권은 이 대통령을 필두로 밖에선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란 성과를 내고, 안에선 ▲보금자리주택 ▲미소금융 ▲등록금 후불제 ▲통신비 인하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 등 서민정책을 내놓으며 대내외적으로 경제 성장과 안정을 만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안없는 비판만 늘어놓고 있다. 선진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쾌거인 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유치에 민주당은 "오버하지 말라"고 했고,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에는 "오만해졌다"고 비난만 하고 있다.
우호적인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9월 28일)에서 조차 민주당 지지율(25%)은 한나라당(34.4%)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 계층에서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나라당이 41.6%, 민주당이 20.0%로 조사됐다. 우군이라 봤던 '중산·서민층'에서 조차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인데 민주당 관계자들 입에선 "국감도 '정운찬 국감'이 될 텐데 정부가 오래 못버틴다" "국감이 지나면 이 대통령 힘들어질 것이다" 등의 주장만 늘어놓는다.
그렇다면 자당 상황에 대해선 어떤 진단을 할까. 주요 당직자에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고 묻자 "많이 오르지 않았나요? 10%대에 머물렀는데 일단 20%대에 안착했잖아요"라며 문제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주요 당직자의 인식이 이러한 데 저 밑의 관계자가 주변의 충고에도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은 "야당이 바로 서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오는 28일 있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낼 게 분명하다. 맞는 말이다. 야당이 제 역할을 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그러나 주변 충고에 아랑곳않고 대안없이 대통령과 여당만 공격하는 제1야당이라면 국민은 그 존재필요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호적 언론에서조차 "'서민정당 '간판은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에 넘기는 게 맞다"고 경고하고 있고, 주변의 충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보란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혁 이미지도 우리가 뺏아왔다"고 흐뭇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대한민국에 필요한 제1야당으로 거듭나야 내년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격(國格)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이 대통령의 계획에도 순풍이 불 수 있다.
건전한 제1야당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라도 민주당이 가까운 주변의 충고부터 듣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