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총성 없는 전쟁터에 갔다 온 기분"이라고 할 만큼 그는 내년 11월 대한민국이 개최할 G20 정상회의를 중요시 한다.

    이를 통해 국격을 높이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계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개최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이 대통령 임기 내 최대 업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여권 전체가 G20 정상회의에 총력을 기울일 테세다.

    이 대통령이 귀국 뒤 곧바로 한나라당 최고지도부와 중진 의원을 청와대에 초청해 방미 성과를 설명한 것도 여권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을 29일 정몽준 대표를 비롯 당 최고위원.중진의원과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자신의 방미결과와 전날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 국회 인준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위해서다. 또 이 대통령 자신의 지지율은 물론, 당 지지율도 동반상승하면서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권내 분위기를 다잡아보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G20 한국개최 의미를 설명하면서 "국제 경제질서를 이제 한국이 중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게 됐고 한국 위상이 높아졌다"면서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것 보다 세계가 한국에 더 높은 평가와 인정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이에 걸맞게 우리 품격도 우리 스스로 높여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런 당부에 한나라당도 적극 화답했다. 조윤선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번 회의의 큰 성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외국 정상이 이 대통령에게 갖고 있는 개인적 신뢰를 그대로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나라 품격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평했다. 정 대표는 "이번 성과를 보면서 외교가 이만큼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면서 "G20 회의를 유치하게 된 경과에 관해 책을 써도 서너권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광범위하고 폭 깊은 논의가 있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그랜드 바겐은 미국보다 국내에서 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 제기한 그랜드 바겐은 사실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같은 방식에 대해 협의하고 기본적 입장과 인식을 함께한 내용을 그대로 공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간 인식공유가 있은 뒤 외국 정상을 만날 때 기본적인 구상을 얘기하는 등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얘기했고 아무런 오해가 없다"고 했고 "처음 그 구상을 제안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그게 그랜드 바겐이네'라고 얘기했다. 이후 일각에서 '엠비 이니셔티브'로 명명하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어차피 공감대가 형성돼 그랜드 바겐으로 한 것"이라며 자신의 제안에 대한 국내 논란을 불식시켰다.

    이 대통령은 정 총리 인준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화합된 모습으로 열심히 하기 때문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당 지지율 상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안정적으로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임하는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했다. 또 "정 대표를 중심으로 서민행보를 강화하고 많은 당원의 관심과 국민 신뢰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모습도 무척 보기 좋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