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뉴데일리
    ▲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뉴데일리

    "4대강 살리기 반대는 한 마디로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입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살리기 흠집 내기에 나선 일부 언론이나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마냥 못마땅하다. 박 교수는 지난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허구성을 폭로해 화제가 됐던 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박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해 유명세를 탄 수질관리 전문가이다. 특히 낙동강이나 한강에 관한 그의 연구는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을 정도이다. 박 교수는 10월 초 캐나다로 날아가 전 세계 학자들이 모이는 국제수질관리 학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우선 4대강 살리기의 필요성부터 풀어냈다.

    "4대강 정비 사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4대강 정비는 당초 한반도 대운하에서 물류기능만 빠졌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는 대운하가 필요했지만 일방적인 반대 여론에 막혀 좌절되고 말았다. 대운하의 필요성에 대한 차선책인 4대강 사업은 경제적, 환경적으로 반드시 이뤄져야할 정책입니다"

    댐이 생태계 파괴한다는 주장은 허구

    박 교수는 “한국이 강우량이 많으면서도 기후와 지형 탓에 믈부족 국가가 된 흔치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다목적 댐이나 하구댐 등으로 우리가 만들어놓은 물그릇은 모두 103억톤 정도, 하지만 이웃인 일본의 경우 비와호 하나의 물 용량이 275억톤이다. 중국의 동정호는 178억톤, 미국 5대호의 용량은 22조 6840억톤이나 된다. 4대강을 살려 물그릇을 늘리고 곳곳에 건설하는 댐이 홍수 조절과 물그릇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4대강 살리기 반대론자들은 수력댐 건설이 경제성이 없고 생태를 파괴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수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가장 경제성이 있습니다"

    박 교수는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드는 에너지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지만 수력발전은 에너지 비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의 65% 이상이 산인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1993년 지구온난화가 세계적 이슈가 됐을 때 당시 미국 클린턴 정부가 댐 건설과 수력발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며 "수력댐 건설이 경제성이 없다는 논리는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 환경은 어떨까. 박 교수는 팔당댐을 예로 들었다.

    "자료에 따르면 팔당댐 건설 전에 그 수역에 어류가 9과 31종이 서식했습니다. 댐이 지어진 뒤 2004년에 확인해보니까 14과 45종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생태계를 해친다는 주장은 정말 뭘 모르고 하는 얘기입니다" 그는 "철도나 도로가 더 환경파괴적"이라며 "댐은 필요가 없어지면 언제든지 다시 자연으로 돌릴 수 있는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보 설치 아무 문제 없어

    반대론자들이 얘기하는 보 설치도 화제에 올랐다. "물론 보가 물을 느리게 흐르게 해 부분적으로 수질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 설치로 수량이 많아지고 하류 준설로 물이 맑아집니다. 4대강 유역에 조성되는 습지도 수질을 개선해주고 생태계를 살려주지요. 하천 인근의 비닐하우스 등을 없애 오염원을 막고 불명(不明)오염원을 제거하면 보의 역기능은 문제가 아닙니다."

    박 교수는 "댐과 보가 그리 문제가 된다면 팔당댐과 한강의 신곡, 잠실 두 곳의 수문을 모두 열고 석 달만 살아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석 달만 살아서 수질이 좋아진다면 그때 가서 반대해도 좋다”고 그는 강하게 말했다. 한마디로 ‘비전문가의 억지 논리’라는 것이다. “비전문가가 확실한 근거도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매스컴 역시 이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박 교수는 안타까워 했다.

    죽은 강을 그대로 두라고?

    4대강 살리기가 해당 지역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역시 비전문가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이미 낙동강과 팔당댐에 대한 국제 논문을 수차례 발표한 그의 경험에 비춰볼 때 “낙동강이 자연정화 되리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런 의견을 낸 분들이 낙동강 한강을 얼마나 연구해봤는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다. "우선 한강만 보더라도 정비사업을 한 뒤 수질도 좋아졌고 문화적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지 않습니까? 4대강 역시 같은 축에서 보면 됩니다"

    박 교수는 “낙동강에서 잡히는 물고기 가운데 8% 정도는 암수가 한 몸입니다. 환경호르몬 때문에 기형이 발생한 것이죠. 수량이 모자란 건기에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물고기가 당한 것이으로 이것을 살아있는 강이라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자정능력이 떨어진 강을 그냥 두는 것이 과연 환경을 지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박 교수는 한탄했다.

    팔당댐 취수원 북한강으로 옮겨야

    박 교수는 "현재의 팔당댐 취수원을 북한강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취수원을 북한강 양수리 정도로 옮기면 식수의 가장 첫째 조건인 양질의 원수(原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또 남한강과 경안천 유역의 상수원 규제가 풀려 북한강 유역 개발이 가능해지면 500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4대강 살리기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에서 물류기능이 매우 약화된 형태의 하천정비 사업입니다. 대운하 계획은 물류비용 절감, 물 관리 혁신, 내륙개발, 관광산업 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했었고 특히 내륙수로를 통한 친환경 저비용 물류수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는 낙동강과 남한강을 연결하는 계획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하천정비도 수질개선, 수량증대, 통수단면 확대, 친수공간 확보 등을 위한 것입니다" 박 교수는 “4대강 살리기를 아직도 대운하의 연장이라는 주장은 음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