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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나 삼겹살 먹을 때는 순수한 식도락이나 취향 문제지만 쇠고기를 먹는 문제는 달라졌다. 이념적 선택 사안이 됐기 때문"
▲사회통합은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한국사회 이념과잉의 현상 벌어져"
박효종 (사진.국민윤리과)서울대 교수는 "우리사회 분열심화의 가장 커다란 원천은 이념적 갈등"이라고 꼬집었다. 22일 선진화개혁추진위원회와 21세기 분당포럼이 주최한 '사회통합과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대토론회'에서다.
박 교수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금 심화되는 분열과 갈등을 보며 해방정국의 좌우익 갈등을 떠올리는 시각이 있을 정도"라고 우려했다. 그는 헤겔의 '정반합'을 인용해 "대한민국에는 정(正)과 반(反)만 있을 뿐 합(合)에 해당하는 계승과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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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념과잉 현상'을 지적하며 "공동선 개념이 희박해지고 위해원리가 무력해지며 절차적 규칙에 대한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도 이념적 대립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념은 소금'이라고 비유했는데 "그 양은 적정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촛불집회도 좌우 갈등의 절정이었고 금년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로 인한 조문정국에서의 보혁갈등도 심각했다"고 회고했다. 또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체결 합의했을 때는 극렬반대가 없었는데 이는 이념보다 경제적 실익 관점으로 봤다는 증거"라며 "한미FTA는 경제적 실익이 아니라 이념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좌파 성향 일부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명에 저항한 사건도 "국가인권위는 진보영역인데 왜 진보가 아닌 인사가 임명됐냐는 문제 제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병철씨가)위원장으로서 최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겠으나 부적격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야구에서 '오른손 타자냐, 왼손타자냐'며 타자 능력을 따지는 경우를 본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타자든 좌타자든 공만 잘치면 그만"이라며 "인권감수성만 있으면 충분한데 진보인사가 아니라 국가인권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전형적 과잉이념 주장"이라고 말했다.
▲정치통합은 어떻게 이룰것인가
"현행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와 지역주의결합이 지역주의 부추겨"강원택 (사진.정치외교학과)숭실대 교수는 "현행 소선거구 단순다수제 방식과 지역주의가 결합하면서 배타적이고 분열적 지역당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며 "지역주의 정치는 정치 통합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적으로 편중된 정당 지지기반을 전국으로 확대시켜 전국정당화를 꾀할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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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대폭 늘리는 것이 선거제도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54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의석수를 정치적 상황을 감안해 120석으로 늘리자는 것인데 강 교수는 "지역주의에 따른 지역적 의석 편중을 막기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치적 격변기나 특정정파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선거구제나 제도 개정이 이뤄져왔는데 이제 민주화 20년을 맞이하면서 추진하는 선거제도 개정은 단기적이나 대증적 요구에 의해서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 유정상(경원대) 이영해(한양대) 김용호(인하대) 김형기(경북대) 조대엽(고려대) 교수,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가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