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 쫓던 개 지붕쳐다는 보는 꼴"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10.28 재선거 불출마로 인한 민주당 공황상태를 자당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이렇게 표현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총선 낙선 뒤 각종 정치적 현안에 말을 아끼며 잠행하다시피 한 손 전 대표가 다음달 치러질 수원 장안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그는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 중이다. 

  •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 뉴데일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 뉴데일리

    박 의장은 21일 SBS라디오에서 손 전 대표 불출마로 인한 민주당의 전력차질을 묻자, 당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밝히며 "대선 패배와 공천 후유증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있겠지만 종로구 출신 한나라당 의원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종로를 버리고 수원(장안)으로 간다는 것은 조금 마음에 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 1년간 반성했지만 당선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 해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또 "지명도 높은 거물로 당장의 전투를 이기기보다는 가능성 있는 병사를 장수로 키워 큰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쓴소리 했다. 민주당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주문한 것이다. 

    박 의장은 "수원에 있는 현 위원장과의 관계 등으로 볼 때 역시 종로를 지켜서 때를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손 전 대표 설득계획을 묻자 박 의장은 "어젯밤에도 지도부 몇사람이 저녁을 함께 하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본인(손 전 대표)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뒤 "내가 어제 춘천에 가려고 했다가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종로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도 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예정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과거에 민주당과 여러가지 얘기가 오고갔고 본인(정 후보자) 스스로도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책적인 면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며 한 때 민주당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정 후보자를 비난했다.

    박 의장은 정 후보자를 일러 "연애는 민주당과 하고 결혼은 한나라당과 했다'(8일.원내대책회의)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은 야당으로 강한 검증 속에서 존재감을 확인시킬 것"이라며 철저한 검증 방침을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