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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최근 펴낸 책 한권에 김형오 국회의장의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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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오 국회의장. ⓒ연합뉴스
정 대표는 최근 '정치에너지'란 제목의 책을 냈는데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의장 직권으로 상정돼 처리된 미디어법과 관련, 김 의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18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장은 "정 대표는 말이 통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많이 실망했다"며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했는데 뒤통수를 칠 줄 몰랐다"고 분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인터뷰 당일 김 의장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손에는 의장실에서 언론에 배포한 A4 용지 넉장 반 분량의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최근 저서에 대한 반박문'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책에 대해 유감이 많은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책을 읽어봐라. 현역 정치인이 쓰는 자서전적 저술에는 보통 지켜야할 관례가 있다"며 "당장의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생존 인물에 대해서는 실명을 거론해 부정적인 얘기를 쓰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 대표 책에선 심지어 '의장'이란 직책도 뺀 채 '김형오는…'이라고 종종 부르고 있다"며 "이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책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이어 "한나라당 압력에 굴복했다, 정 대표와 통화한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등 특히 다섯 군데는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라며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의장을 무시하는 건 국회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이 민주당이 지난 3월 자신을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 위반'으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던 일을 말할 땐 "사사오입 개헌한 이기붕 의장 이후 처음으로 내가 제소된 것이랍니다. 어떻게 그거하고 비교를!"이라고 말하며 의자 팔걸이를 치기도 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또 "민주당이 정기국회 때 '김형오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는데 미국 의회 같으면 영구제명할 일"이라며 "이젠 우리 국회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거부한 일을 두고는 "야당의 최고 무대는 국회다. 야당이 그나마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이 국회 아닌가"라며 "국회 권력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니 어떻게 해야 하나. 할 말이 없다. (추 위원장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 난들 감정이 없나. 내가 민주당을 향해 '국회 개회식 때 소동을 사과해라. 그렇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했다.김 의장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의장의 권한이 이렇게 약화된 데는 한나라당 잘못도 있다. 과거 야당 시절 날치기 방지 장치를 마련하다 이렇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고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는 "한나라당이 의장을 당의 부속물 정도로 생각했다. 12월 24일 미디어 법안을 확정해 놓고 26일부터 직권상정 하라고 하는게 밀이 되느냐. 내가 그때 그걸 받아들였으면 대한민국 국회는 무너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