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방문하느냐,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연합뉴스, 일본 교도(共同)통신 공동인터뷰에서 일왕 방한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관계 거리를 완전히 없애는, 종지부를 찍는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방한이 내년 중이라도 이뤄질 수 있으면 양국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내년에 한일합병 100년이 된다'는 교도통신의 질문에 "한국 입장에서 보면 한일합병이라기보다 강제병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규정한 뒤 "우리는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 '한일합병 100년…' 질문하자 "그건 강제병합"
이 대통령은 이어 "이제 일본도 50년 이상 돼서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섰고 새로운 민주당 정책을 보면서 일본과 아시아, 특히 한일관계에서 정말 새로운 차원의 협력이 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후 가해자인 독일과 피해자인 여러 유럽 국가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나는 개인적으로 이미 미래지향적으로 한일관계가 가야 한다는 점을 열어놨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내가 가는 것, 또 일본에서 오는 것의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열린 마음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왕이 세계를 다 방문했는데 한국은 방문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니까 일왕이 한국방문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런 논의를 한다는 것은 한일관계에 거리감이 있다고 볼 수 있고 그렇게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가 과거에만 얽매일 수는 없다"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는 과거를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하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내가 가든, 일본서 오든 열린 마음으로…과거 문제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와 관련,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지금까지 한일 양국관계에 대한 이 대통령 기조는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내년이면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데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지 않고,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 몫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가 새로운 100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일왕이 내년에 방한한다면 과거사를 청산하고 종지부를 찍는 미래를 위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16일 출범하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에 대해 "한국 입장에서는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서 한일관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새롭게 올라가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며 "이번에 새로 민주당 정권이 들어왔기 때문에 한일 간 협력문제를 포괄적으로 한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유엔 제제에 상당히 곤혹스러운 것 사실…그냥 시간끌려는 목표 보여"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과 일본이 중심이 돼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제재조치를 했다"면서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그러한 위기를 느끼고 있기때문에 위기에서 탈출하려고 대미, 대남, 대일 다소간 유화책을 쓰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과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아직도 경제협력을 받으면서 핵 문제는 그냥 시간을 끌어 기정사실화하려는 목표가 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