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농심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일대를 방문, 한나라당 서민행복추진본부 소속 의원들과 함께 '친서민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고추밭에 들어가 농민과 함께 직접 고추를 따고,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찾아 농민을 격려했다. 또 지역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4일 경기도 포천 장애인시설과 구리 종합시장 방문, 10일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에 이어 일주일 동안 세 번째 민생 현장을 찾은 것.

    집권 2기 친서민·중도실용 기조를 실천하고,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또 40% 중반대까지 치솟은 국정운영 지지율도 이 대통령의 행보에 자신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 ▲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고추밭에서 수확한 고추를 농민들과 함께 옮기며 웃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고추밭에서 수확한 고추를 농민들과 함께 옮기며 웃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이 대통령은 '작업 준비'를 갖추고 홍천에 도착했다. 정병국 서민행복추진본부장,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과 함께 마을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청색 점퍼에 캐주얼화 차림으로 곧바로 고추밭으로 향했다. 이 대통령과 의원들은 수확한 고추를 모두 구입했다. 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고추따기 작업을 도운 이 대통령에게 농민은 "직접 찾아줘 정말 고맙다. 농사짓는 보람을 느낀다"며 인사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농촌이 어떻게 하면 도시 근로자 평균소득만큼 올릴 수 있을 것인가, 교육 문화 환경을 개선해서 농촌에 살더라도 불편없이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농산물 유통 문제에 언급, "농민과 소비자 모두 도움되도록 유통과정(개선)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농산물이 농촌 사람이 봤을 때는 원가가 너무 싸고 도시 사람이 먹을 때는 비싸다. 농사짓는 사람과 도시 사람 사이 중간 과정에서 이익이 많이 나는 것 같다"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 농민이 화학비료 보조금 폐지를 걱정하자 "세계에서 가장 수준높은 선진국들은 전부 농약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다. 그 해는 나을지 모르지만 땅이 파괴된다"면서 "자꾸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농촌이 잘되도록 하는 것이지 보조금은 그대로 두되 방법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 점은 적극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농가 4대보험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태국 출신으로 7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피사마이씨는 "이민자가 자립해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으며, 지역 노인회장인 김동혁씨(78)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농촌, 농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없다"면서 "나는 장담한다. 아주 우리 노인네들은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기업인 시절 태국에서의 경험을 소개하며 친근감을 표시한 뒤 "세계화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한국말만 배우는 게 아니라 엄마 나라 말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며서 "여러분(다문화가정)이 여기서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노인 문제와 관련,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 일자리를 주는 것"이라며 "노인도 그렇다. 우리 정부가 가장 좋은 건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이 대통령 현장방문에는 정 본부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서민행복추진본부 소속 위원 20명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진선 강원지사, 노승철 홍천군수, 이정복 농협중앙회 전무, 농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