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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포 간담회에서 한 이 발언때문에 야권을 포함한 일부 세력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야 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증권브로커 같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작년 말 약속대로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현재 2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뉴스는 8일 "이 대통령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과 기은SG그랑프리KRX100의 수익률은 각각 26.66%와 25.51%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0일부터 지난 주말인 4일 기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두 펀드의 평가금액은 총 56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투자 원금이 매월 50만원으로 총 45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도 110만 원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이같은 수익률은 그동안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이지만 지금은 국내에 투자를 할 때"라며 "나도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12월 9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코스피 연동 인덱스펀드에 1종씩 가입했으며, 매달 각각 25만원을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적립식 펀드 가입 당일 코스피지수는 종가기준 1105.84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 1608.90로 장을 마감했다. 상승률로 따지면 45.49%다.
만약 이 대통령이 매월 일정액을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가 아니라 한 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거치식 펀드를 가입했다면 수익률은 무려 45%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의 거치식 펀드 수익률은 교보악사는 46.70%, 기은SG는 44.72%로 평균 45.90% 수익률을 기록했다.이처럼 이 대통령이 높은 주식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자 정치권은 '조용'해졌다. 지난해만 해도 야권은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 "분명한 것은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는 것" 등 투자를 강조한 이 대통령을 겨냥해 거친 어조로 비난했었다.
당시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지금은 대통령이 침묵하실 때"라며 "펀드가입하고 싶다고 하더니 안하고, 주식사면 부자 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사실는지, 또 엉뚱한 관심이 촉발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대통령의 증권브로커 같은 무모한 발언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큰 폭으로 오른 이 대통령의 적립식 펀드 수익률처럼 최근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경제가 회복된다고 해도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함께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재정 조기지출 효과의 약발이 떨어지는 내년 상반기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지난 7일 라디오 및 인터넷 정례연설에서도 이 대통령은 "경제가 확실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서민들이 이를 체감하기엔 아직도 이른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와 관련, "'결과로 말을 해야 한다'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평소 철학"이라며 "이 대통령의 시선은 이미 내년 상반기에 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