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헝가리와 덴마크, EU(유럽연합)을 방문한다는 10일 청와대의 발표는 시점이 미묘하다.

    개각 및 청와대 개편, 박희태 대표의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와 이로인한 당 지도체제 변화 등 산적한 정치과제가 테이블에 오를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동 하루 전이란 점에서다. 개각을 앞둔 이 대통령과 재선거 출마선언을 해야 할 박 대표 모두 박 전 대표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친박인사 입각 문제를, 박 대표로선 자신의 재선거 출마에 박 전 대표의 지원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번 '박근혜 유럽 특사 파견'이 두 사람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핵심측근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 ⓒ 뉴데일리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핵심측근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 ⓒ 뉴데일리

    친박 진영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친박의원 입각과 박 대표 재선거 지원 문제와는 선을 긋고 있다.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제안을 한 것이나,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인 것 모두 환영할 일이고 (친이-친박 양측 관계에서도) 좋은 사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민감한 정치사안과는 연결짓지 않으려 했다. 이 의원은 "특사 파견을 (친박의원 입각이나 박 대표 재선거 지원 문제와) 직접 연결시켜 해석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수도권의 재선 의원 역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할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 "특사는 국익차원의 외교활동에 대해 이 대통령이 요청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정치를 하는 이유가 나라와 국익을 챙기는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선 모든 걸 떠나 충실한 분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흐름을 놓고 결정한 사안이 아니다"면서 "(정치문제와) 연결시킬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친박의원 입각에 대해선 어떤 판단을 하고 있을까. 당장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의 정무장관 입각설이 나오고 있고 청와대가 이미 제안을 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고 있는데 친박 진영은 여전히 "언급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우선 김무성 의원 본인의 입장이 있어 코멘트 하기 어렵고, 당내 화합 문제가 어떻게 가느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문제라 찬반을 얘기하기가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사견임을 강조하며 "(친이-친박간) 화합에 도움되는 입각이 되는게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보고 그런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재선거 출마시 지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박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것도 아니고 지금으로선 박 전 대표가 (박 대표 지원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지역유권자들에 대한 공약도 있고, 책임있는 입장에서 (지원을) 해야 하는데 박 전 대표는 지금 당직도 없는 상태에서 지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특사 파견과는 별개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