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를 친박(친 박근혜) 진영이 지원하고 있어 박 대표의 양산 '입성'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친박의 통일된 견해는 아니지만, 적어도 친박 중진들과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대표를 포용하려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여기에는 박 대표가 지난해 18대 총선 공천에서 낙천한 뒤 탈당했다가 당선된 의원들의 복당에 총대를 메고, 올해도 복당 친박 의원들의 당협위원장 임명을 주도한데 대한 보은의 성격이 강하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복역중이던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지난달 30일 형 집행정지 허가를 받는데에도 박 대표가 힘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친박 진영의 한 재선 의원은 2일 "박 대표가 그동안 (친박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우리도 의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출마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불이익을 당해 공천을 못받은 박 대표가 명예롭게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양산에 출마한다면 개인적으론 돕고 싶다"라며 "친이-친박 구분없이 당의 승리를 위해 지원유세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친박의 한 중진은 "박 대표가 양산에 출마한다면 친박은 지지하게될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박 대표가 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한게 사실이다. 양산 재선거 구도에 변수가 많은 탓이다.

    집권 여당이 재.보선에서 좋은 결과를 냈던 사례가 드물었고, 타지 출신 후보자에 배타적인 지역정서가 있으며,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긴 하지만 민주당에서 거물급 후보가 나설 경우 현 정권의 심판론이 대두되는 '빅 매치'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당 주류측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문제삼으며 박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이다. 박 대표가 대표직을 갖고 출마할지, 버리고 출마할지 또한 논란거리다.

    친박은 당선에 유리해지고, 지역 주민에게 선거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힘있는' 후보라는 점을 설득시킬수 있으므로 그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국 박근혜 전 대표가 그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 것이냐가 관건일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지난 4.29 재보선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았던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친박의 한 중진은 "박 대표가 나설지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한 것도, 결정한 것도 없다"며 "10월28일 치러질 재보선의 구도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9월말-10월초가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박 대표 출마시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지원연설을 하더라도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친박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박 대표의 당화합 노력을 긍정 평가하고 있어 10월 재보선의 판세에 따라 그를 적극 지원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