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이 형을 납치한다. 형부와 딴 살림을 차린다. 자매가 한 남자와 무한 쟁탈전을 벌인다. 유부남 오빠와 미성년자 의붓 동생이 키스한다.  친구 남편 뺏기는 다반사다.

    지상파 방송 드라마의 반인륜, 선정적 장면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방송개혁시민연대와 문화미래포럼, 자유기업원은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TV드라마의 위기와 발전 방향 토론회'를 가졌다. 

    오명환 교수"기획력-창의력 부족 탓…방송사 자정 노력"촉구

    이 자리에서는 소위 '막장 드라마' 방영 시간을 심야 시간대로 옮기고 재방송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환 용인송담대학교 방송영상학부 교수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서 방송개혁시민연대, 자유기업원, 문화미래포럼이 공동 주최한 'TV드라마의 위기와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 ▲ 20일 방개혁, 자유기업원, 문화미래 포럼 주최로 열린 'TV드라마 위기와 발전방향' 토론회. ⓒ 뉴데일리
    ▲ 20일 방개혁, 자유기업원, 문화미래 포럼 주최로 열린 'TV드라마 위기와 발전방향' 토론회. ⓒ 뉴데일리

    오 교수는 막장 드라마의 등장 배경에 대해 "기획력 부족과 창의력 빈약에서 비롯한 일종의 매너리즘이고 대중영합을 쉽게 획득할 수 있는 드라마 포퓰리즘의 일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막장드라마는 얽히고설킨 인물관계, 무리한 상황 설정, 자극적 장면 등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를 총칭하는 말"이라며 "평생 겪을까 말까 한 에피소드가 수십 분에 한번씩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 ▲ 오명환 용인송담대 방송영상학부 교수 ⓒ 뉴데일리
    ▲ 오명환 용인송담대 방송영상학부 교수 ⓒ 뉴데일리

    그는 "막장드라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이란 점과 가족시간대에 방송된다는 점, 단막극이 아닌 연속극이고 재방송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방송국이 '자정' '자제' '자숙'의 '그린 드라마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자율적 대응이 없으면 타율과 외압을 자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또 "드라마 제작 기준 등 드라마 강령을 제정하고 이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불시청 운동 등 드라마에 대한 소비자 감시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여성 단체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작가 대부분이 여성이란 점과 거의 여성을  주제와 소재로 사용한다는 점 등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또 광고주는 막장 드라마에 광고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반시장적이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는데, 막장 드라마에 광고를 주는 건 막장 드라마를 양산하는 것과 같다"며 "한번 쯤 깊이 고려해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상식 중앙대 미디어공연학과 교수, 남궁영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손정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부이사장, 최지영 KBS드라마국 책임프로듀서, 정중헌 서울예술대학 부총장 등이 참석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