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 연합뉴스  
    ▲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 연합뉴스  
    박근혜 의원이 2002년 초에 평양에 가서 김정일을 만나고 온 뒤로는 그로부터 북한정권의 만행에 대한 본질적 비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 기간에 북한정권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온갖 협박, 도발, 거짓말, 공작을 해왔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朴 의원으로부터는 후련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았다. "김정일을 만난 뒤로 사람이 달라졌다"는 걱정을 하는 애국투사들이 지금도 많다.
     
     이 기간에 박근혜씨의 主敵은 김정일 정권이 아니고 李明博 세력이었다는 느낌마저 든다. 2007년 한나라당 競選에서 이명박 후보를 표적으로 한 朴의원의 공격은 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였다. 朴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진 뒤 李明博 후보를 지지하였다.
     
     李 대통령 직계는 그런 고마움도 잊고서 2008년 4월 총선 때 김무성 의원 등 親朴 의원들을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켰다. 이에 대한 박근혜측의 반격이 '친박연대'의 출범과 親朴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였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李明博 직계인 이방호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하여 反대한민국 노선을 걷는 민노당의 강기갑 후보를 밀어 당선시켰다.
     
     민주국가에서 한 개인의 이름을 딴 정당이 등장하고 그 개인은 그 당과 무관한 듯 행동하면서 다른 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로 朴槿惠 의원은 李明博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반기를 들고 야당이나 좌파편을 들었다.
     
     1. 작년 MBC-민노당-민주당-전교조 세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거짓선동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촛불난동을 일으켰을 때 朴槿惠 의원은 위기에 빠진 정부를 비판하고 불법 난동자들을 비판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폭도편을 들었다.
     
     2. 올해 초 서울 용산에서 화염병으로 무장한 시위자들이 대로변의 건물을 점령, 큰 새총으로 화염병과 쇠공을 발사하는 등 위험천만한 도심 폭거를 일으켰다. 이들은, 경찰 특공대가 진압을 위하여 건물안으로 들어가자 화염병으로 불을 내 경찰관 한 명을 포함한 6명이 죽는 사고가 났다. 이때도 박근혜 의원은 경찰이 너무 서둘러 진압작전을 폈다고 비판하였다.
     
     3. 오늘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命運을 걸고 추진하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하여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말하였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朴槿惠 의원은 결정적 순간에서 경찰, 정부, 대통령, 여당을 비판하고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좌파, 폭도, 야당을 편든다. 대통령이 되려는 이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근무자 불법 억류 등 만행에 대하여는 침묵한다. 이런 행태를 분석하면, 朴 의원은 좌파 표를 얻어야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상한 것은 그럼에도 朴槿惠 지지자들 중엔 좌익을 싫어하는 골수 보수세력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중 상당수는 朴 의원이 좌파 편을 들어도 朴 의원을 반대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이념을 버리고 무조건적으로 朴 의원을 지지한다. '朴근혜는 경상도의 DJ'라는 표현마저 등장하였다.
     
     朴 의원이 반대하겠다는 미디어법을 반대하고 있는 이들의 핵심은 '공영방송'의 탈을 쓴 '공공의 敵' MBC를 비롯한 좌경세력이다. 반대자들 가운데는 민주의 이름으로 민주를 파괴하는 민주惡黨들도 많다.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반대하는 이들도 많다. 朴 의원의 행동은 결국 이들을 지원하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지금은 정권이 방송을 장악한 게 아니라 방송이 정권을 장악한 형태이다.
     2002년의 김대업 사기폭로 키우기, 2004년의 노무현 탄핵사태 때 대통령 구하기, 2008년의 촛불난동 때 불법폭도 편들기, 그리고 두 달 전의 노무현 자살 美化. 선동방송의 前歷은 화려하다. 朴 의원은 자신의 오늘 행동이 이런 선동자들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란 인식도 없는가? 아니면 선동방송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인가?
     
     朴 의원이 정치를 정직하게 하려면 한나라당을 탈당, 親朴연대에 합류하든지 새 黨을 만드는 게 맞을 듯하다. 朴 의원의 행동은 한나라당의 노선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노선과도 맞지 않는다. 노선이 이렇게 다른데, 李明博 대통령에게 朴 의원을 포용하라고 권유하는 것도 무리이다. 
     
  •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연합뉴스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연합뉴스

     나는,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후보가 진 이유중의 하나는 북한정권과 從北세력에 대하여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우파 표가 李明博 후보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본다. 朴 의원 진영 사람들은 대체로 이와 다른 분석을 하였다. 朴 의원이 너무 우파적으로 보였기에 졌다는 것이다. 그런 반성과 계산에 근거하여 앞으론 좌파 표를 얻는 노력을 계속할 것 같다. 경상도 주민들과 朴正熙 지지자들은 고정표이므로 우파를 화내게 하는 정책을 펴더라도 고정표에 좌파표와 타지역 표를 합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 같다. 과연 이 전략이 맞을까?
     
     더구나 김정일 重病, 노무현 자살, 김대중 입원으로 상징되는 남북한 좌익 수난 시대에 親좌파적 언동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이것이 맞는 전략이고 계산인가?
     
     天下大勢는 한반도 좌익세력의 고립과 몰락이다. 朴 의원이 아무리 인기가 높다 하더라도 이 大勢를 거슬러 가서 청와대에 이를 수 있을까?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