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오락 프로그램 '천하무적 토요일'의 코너 '천하무적 야구단'이 요즘 인기다. 임창정, 김창렬, 이하늘 등 야구실력이 형편없는 '오합지졸'이 사회인 야구 최강팀을 목표로 뛰는 과정을 재미있게 담았다.

    와중에 알바트로스, 한, 조마조마, 플레이보이즈, 재미삼아, 외인구단 등 연예인 야구단도 주목받고 있다. 연예인 야구단 리그전이 TV 전파를 타는 등 '야구 선수 연예인'의 플레이는 프로야구 선수의 활약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을 준다.

    그렇다면 야구단에서 뛰는 연예인 중에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이는 누굴까.

    연예인과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김C를 지목한다.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해설을 맡은 김C는 한에 소속돼 공수주에서 탁월한 실력을 펼치고 있다.

    다만 김C는 학창시절 야구선수로 뛰었다는 점에서 일반 연예인과 단순하게 비교하기에는 무리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한 김C는 고등학교(춘천고) 때 전국대회 8강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 조마조마의 정보석도 고등학교(성남고) 때 투수로 활약했다. 지금도 팀의 에이스를 맡은 정보석은 구속은 110㎞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절묘한 제구력이 훌륭하다는 평가다.

    두 사람을 빼면 김성수(알바트로스), 이휘재, 염용석, 배칠수(이상 한), 공형진, 장동건(플레이보이즈), 안재욱(재미삼아) 등이 '1급 선수'로 꼽힌다.

    연예인 야구 리그를 자주 중계한 한만정 MBCespn 해설위원은 "배칠수는 근력이 좋아 타격의 파워가 넘치며 공수주에서 두루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며 "염용석 아나운서는 제구력이 훌륭해 연예인 야구에서 제구력의 마술사 '그레그 매덕스'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스위치히터인 이휘재는 연예계의 유명한 야구광이다. 두산 등 수도권 프로야구팀 선수들과 절친한 이휘재는 툭툭 밀어치는 교타자 스타일로 유격수를 주로 맡는다.

    장동건은 플레이보이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뛴다. 최고 구속 124㎞에 달하는 '강속구'가 일품이며 불안정했던 제구력도 요즘 크게 나아졌다고 한다.

    공형진은 '연예계의 이종범'으로 통한다. 1번 타자 겸 중견수를 맡았으며 공수주에서 모두 안정된 기량을 갖췄다.

    끼가 넘치는 연예인들로 구성되다 보니 재미있는 상황도 자주 나온다.

    특히 박준형(한)은 '몸에 맞는 볼의 1인자'로 알려졌다. 몸쪽으로 공이 들어왔다하면 두려움 없이 몸을 갖다 대 동료에게 웃음을 준다.

    재치있는 진행으로 유명한 유재석(한)은 야구 경기에서도 순발력 있는 몸동작을 보여 종종 박수를 받는다.

    연예인 야구단 선수와 친분이 두터운 한 기획사 대표는 "지진희(플레이보이즈)는 프로야구에서도 쉽게 나오기 어려운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하기도 했다"며 "2년 전 동대문 야구장에서 재일교포 사회인 야구팀과 경기에서 그런 기록을 만들어내고 무척 기뻐했다"고 말했다.

    덩치(186㎝)에 걸맞게 힘이 장사인 정준하는 한 방이 있다. 다만 크게 이기거나 지는 경기에서 주로 홈런을 뽑아낸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연예인 야구단 선수들은 치열한 연예계에서 스타로 살아남은 만큼 승부에도 강한 근성을 보이고 있다. 김제동(재미삼아)은 친분이 두터운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지도로 '특별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안길강(플레이보이즈)과 지진희는 개인 트레이너까지 동원해 연습에 매달리기도 했다.

    한만정 위원은 "연예인들은 일반인에 비하면 야구 실력이 무척 빨리 는다"며 "김성수, 오지호, 김현철 등 '몸치'였던 이들이 빨리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 번 놀랐다"고 말했다.

    때로는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의 조언을 받으며 실력을 키우기도 한다. 이숭용(히어로즈), 조인성(LG), 김태균, 정민철(이상 한화), 김동주(두산) 등이 연예인 야구단 소속 선수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한화 김태균과 의형제를 맺은 컬투의 김태균(조마조마)은 "나도 태균이를 따라 52번을 등 번호로 정했고 1루수를 보고 있다. 최근 20타수 16안타로 잘 치고 있다"며 "타격은 모르겠으나 수비는 내가 태균이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고 웃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