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바티칸 교황청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했다.
이 대통령과 교황은 마주치자마자 두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했고, 이 대통령은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소개받고 함께 사진을 찍었으며, 유명환 외교통상 장관을 비롯한 수행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과 교황은 이어 교황청 내 '피터 라이브러리'에서 배석자를 모두 물리친 채 30여 분간 비공개 환담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2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했을 당시 이례적으로 교황 성하 명의의 장례 미사를 거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김수환 추기경은 30여 년 전에 독일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이자 훌륭한 천주교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교황에게 김수환 추기경 선종 당일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관 옆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가 기도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또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가 세운 `원죄없는 성모마을'에서 수도자가 묵상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교황에게 증정했다.
교황은 17세기 성 베드로 성당과 베를리니 기둥을 그린 스케치화를 이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아주 오래전 그림으로 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당초 내부적으로 검토됐던 한국 천주교 순교자들에 대한 `시성시복'과 추기경의 추가 서임을 교황에게 요청하지 않은 것은 이 대통령이 "교황청 내부의 문제일 수 있는데 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가 사전에 발표했던 교황의 답방 수락은 실제 면담 과정에서 교황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아 다소 불투명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티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