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던 송기인 신부(71)가 현 정부를 비판하며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제발 조용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송 신부는 경남 밀양시 삼량진읍 자택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 위기"를 외치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전직 대통령은 일반 국민과 다르다. 관망하고 말을 안 하는 게 무게와 가치, 역할이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을 함으로써 말에 말려들고 소란스러운 것보다는…"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노 전 대통령 죽음으로 상당수 국민적 평가가 비판에서 지지, 향수로 대반전했다'는 질문에는 "동정이겠지 죽었다는 점을 놓고 정치적 지지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승부사로 불렸던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죽음으로 대반전을 예견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다"고 했고,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로 "자신이 당하는 것은 견디기 어렵지 않지만 옆 사람이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면서 "노 대통령도 자기 가족, 주위 사람들이 받는 고통을 참고 이기는 힘이 모자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도 일침 "죽음을 과도 활용해 실리취하려 들면 곤란"

    그는 또 '자살은 종교에서 죄악'이라는 질문에는 "천주교에서 자살은 가장 큰 잘못으로, 교회 관습은 자살자가 신도들의 공동묘지에 묻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지만 이번 경우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며 "남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는 것이다. 가족·동료·수족(手足)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신부는 '봉하마을에 가는 게 성지순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묻자 "그건 아니고 그냥 노 전 대통령 생가를 가보는 것"이라며 "과도한 의미 부여도 좋은 현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을 과도하게 활용하는 측, 그런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 민주당은 실리를 취하려고만 해선 곤란하다. 한나라당도 양보할 수 없다는 거지만"이라고 답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필요성에는 "화합의 빠른 길은 그런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사과를 표시하고 내일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하면 국민이 알아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타살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표현을 쓰기보다는 지금 집권층에서 옭아매려고 하지 않았으면 그런 일(자살)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