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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이란 내부에서 최근 치러진 대선과 관련한 광범위하고도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시위진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 대선에 국제감시단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12일 이란 전역의 투표소에서 무슨 일이 났는지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상당수의 이란 국민들이 이번 선거가 합법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국민의 시위는) 국지적인 것도 아니고, 이곳저곳에 나오는 불평 수준도 아니다"며 "(이란 내부에서는) 선거의 합법성에 대한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따라서 이란 정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눈이 아니라 이란 국민의 눈에 맞춰진 합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이란의 리더십과 정부 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이란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란 대선의 합법성 문제 등을 거론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란 대선 이후 이뤄진 발언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비교해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대선 이후 시위진압 과정에서 17명이 숨진 것과 관련, 미국과 세계는 시위대들에 대한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에 경악과 분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러한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고 무고한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미국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미국이 이란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고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란 국민의 용기와 존엄성 그리고 이란 사회의 괄목할만한 개방에 증인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시위 도중에 총격을 받아 숨진 이란 여성의 동영상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야만과 위협에 맞서는 용기있는 여성들을 보았다"면서 "우리는 한 여인이 길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극적인 장면도 목격했다"고 말하고 "정의를 위해 일어선 그들은 항상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이 국제사회에 다가서 국제규범을 형성하는 일원이 되는 길을 제시했다"면서 "그 길을 선택할지는 그들에게 달렸다"고 말해 대화를 통해 이란과 관계 개선 여지를 드러냈다. (워싱턴=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