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호텔 요리사의 죽음이 도화선이 돼 수만명이 가담한 대규모 군중시위 사건이 발생했다.
    후베이성 스서우(石首)시 시민 수만명이 지난 17일 밤부터 20일까지 융룽(永隆)호텔 주변을 에워싸고 시위를 벌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명보(明報) 등 홍콩 신문들이 21일 보도했다.
    대규모 군중시위는 이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투위앤가오(도<水+余>遠高.24)씨의 의문사가 발단이 됐다.
    스서우시 공안 당국은 지난 17일 밤 8시36분께 투 씨의 시신이 호텔 밖에서 발견되자 자살로 발표하고 가족들에게 시신 수습을 요구했다.
    그러나 투 씨의 아버지는 경찰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면서 아들의 시신을 호텔 안 로비에 안치한 채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항의 농성을 벌였으며,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호텔로 몰려와 동조 시위를 벌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공안은 투 씨 가족에게 화장을 요구하면서 장례 비용으로 3만위안에서 5만위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거절당하자 네다섯 차례 시신을 호텔 밖으로 빼내 가려 시도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특히 수만명의 군중은 지난 19일 스서우시 공안 1천명이 동원돼 호텔 로비에 안치돼 있는 투씨의 시신을 호텔 밖으로 수습해 가려 하자 호텔로 통하는 길목을 봉쇄한 채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보센터 측이 밝혔다.
    투 씨의 가족과 시위대는 투 씨 사망이 이 호텔의 의약품 불법 거래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서우시 시민들은 융룽호텔에서 10여년전부터 수차례의 의문사가 발생했다면서 이는 이 호텔의 불법적인 약품 판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 시민은 "융룽호텔이 불법적으로 의약품 거래를 해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면서 투 씨는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호텔 측에 의약품 거래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뒤에 죽음을 당한 것같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2년전에도 호텔에서 일하던 여종업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호텔은 스서우시의 공안간부와 법원 및 전기관련 공무원 등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중의 시위가 격렬해지자 스서우시 당서기와 시장 등이 현장에 나와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고 홍콩 신문들은 전했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에는 시위대가 호텔로 통하는 길목을 차단한 채 시위를 벌이는 장면, 경찰차가 파손된 장면, 호텔 간판이 불타는 장면 등을 담긴 사진이 올려졌다.(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