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저출산 문제와 관련, "사교육을 없애고 공교육만 해서도 훌륭한 대학에 가고 자기가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면 애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 교육제도로는 애를 2명, 3명 낳을 경우 맞벌이를 해도 대학에 보낼 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세계에서 유래없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사회가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사회적 모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엄신형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김정숙 한국여성단체엽의회 회장 등 운동본부 공동의장을 비롯해 사회각계에서 10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함께 자리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저출산 문제와 관련,
    ▲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저출산 문제와 관련, "사교육을 없애고 공교육만 해서도 훌륭한 대학에 가고 자기가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면 애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솔직히 얘기해서 지금 같은 환경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울 수 있을까 의문이다. 지금 같은 환경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렵다"면서 사교육비에 따른 고통과 저출산으로 연결되는 악영향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도 요즘 많이 달라져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보육, 근무환경 등 편리를 봐주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성 가운데 자아실현을 하기위해 아이가 많으면 (키우느라 자신이) 희생될 수 없다는 당당한 사고를 가진 분이 많고 이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정부가 뒷받침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아실현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낳아서 기르면서 느끼는 행복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20년, 30년 내다보고 꾸준히 정부가 장려해 나가야"

    특히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언급하며 "어려울 때 출산하라고 하면 경제 환경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출산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앞으로 1년, 10년, 20년, 30년을 내다보고 계속 꾸준히 정부가 장려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옛말에 '아이는 자기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면서 "아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다 자기 것이 있으며 아이들이 많은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는 협조하고 경쟁하고 때로는 싸우면서 독립성과 자립심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청한 출산율 저하를 경고한 영상물을 거론하면서 이 대통령은 "영상물에서 대한민국이 출산율이 낮아 지구상에서 몇 백년 안에 없어질 나라라고 하는데 섬뜩하다. 아마 출산율 저하를 경고하는 의미일 것"이라며 "내 생각에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인데..."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다문화 가정, 다자녀 가정, 입양 가정, 맞벌이 부부 등과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김지선은 "네 자녀를 낳아서 키우기 힘드셨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 내외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바쁜 탓에 네 자녀를 키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여사는 "70년대에는 구호가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 낳자'는 것이었다보니 셋째부터는 의료보험 혜택도 없어서 돈이 많이 들었다"고 답해 주위를 웃겼다. 김 여사는 이어 "지금 생각하면 애를 많이 낳은 게 재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청와대 생활이 외로운데 6명의 손자, 손녀가 번갈아 찾아오니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 넷'  김윤옥 "많이 낳은 게 재산"…'한명 더?' 돌발 질문에 MB "기가 막혀"

    김 여사의 "그때 아이를 1명 더 낳았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는 답변을 받아 이 대통령에게는 "도와줄 생각이 있느냐"는 돌발 질문이 던져졌다. 이 대통령은 크게 웃으면서 "참 기가 막힌다. 막내가 장가가면 또 애를 낳을 텐데 그러면 손주가 8,9명이나 된다"며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지선이 넷째 아이를 임신중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더 낳을 계획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종교계, 시만시회계, 경제계, 언론계 및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총 40개 기관과 단체가 출산율 제고를 위한 분야별 행동선언을 발표했다. 종교계는 '낙태방지 등 생명존중 운동'을, 시민사회계는 '양성평등 문화 조성, 미혼모와 다문화 가족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경제계는 '주 40시간 근로시간제 정착' 등을 선언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향후 16개 시도별로 릴레이 실천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참여단체별로 특화된 출산장려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며 "행동주체별로 매년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등 저출산 극복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