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을 바꾸기 위해 먼저 피를 흘리겠다는 여당과 이를 거부하는 이 대통령간 힘겨루기가 양측의 감정대립으로 번질 태세다.

    이 대통령이 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나라당 등에서 쇄신 얘기가 많은데 국면 전환용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3김시대의 유산이다. 국민에게 이벤트나 쇼로 비칠 개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며 당 쇄신요구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4일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 발언으로 발칵 뒤집혔다.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청와대를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비공개로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정태근 의원은 "대통령은 국정쇄신의 뜻이 없다고 회의에서 밝혔다는데 이를 청와대 관계자 이름으로 브리핑 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정 의원은 "오후에 있을 토론 전 이 발언을 한 청와대 관계자는 연찬회에 참석해 의견개진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청와대 참모진의 발언이 자신의 뜻인지, 대통령의 뜻인지, 이미 결정된 사안인지 상당히 모호하게 전달한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도 정 의원의 발언에 동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남 의원은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 뜻을 호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안된다"고 비판했고 김성태 의원도 최근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말하며 "일부 장관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겸손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