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시종일관 표정이 어두웠다. 회의가 시작되기 까지 박 대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눈은 감았다. 옆에 안상수 원내대표가 있었지만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회의를 하지 않자 박 대표는 뒤를 돌아보며 의원들이 얼마나 참석했나 체크했고 곧바로 회의를 지시했다. 맨 먼저 안상수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잡았지만 이때도 박 대표는 눈을 감고 있었다.

    박 대표는 고민이 크다. 자신이 진두지휘한 선거를 참패했고, 이후 당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 자신에 대한 소장파의 사퇴요구는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상태로는 10월에 있을 재보선 출마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의 거취문제다. 당 쇄신특위(위원장 원희룡)가 박 대표는 물론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 요구했기 때문.

    쇄신특위에서 활동하는 한 의원은 이날 회의 뒤 뉴데일리와 만나 지도부의 사퇴 가능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최소한 박 대표는 사퇴를 해야 한다는 게 쇄신특위의 입장이고 이 요구는 꼭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의원은 "쇄신의 대상은 청와대인데 이를 위해선 당에서 부터 물꼬를 틀 수밖에 없어 박 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희생양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또 당 대표 입장에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사퇴가 정답일 수 있느냐인데 이 부분에서 박 대표는 확신이 없다. 여기에 본인의 향후 정치계획도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박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러 언론기관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보도하고 어떤 신문은 오히려 지지율이 민주당에 역전당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지난 일요일 여의도연구소에서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우리가 앞서고 있고 전통적 지지기반인 수도권에서도 앞서고 있다. 영남은 말할 것도 없다. 또 제 R&R에서 조사를 했는데 우리가 민주당에 7%P 이상을 앞서고 있다"고 말한 뒤 "(지지율 하락때문에) 실의에 젖어있을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월 국회를 잘 이끌어나가고 지금 논의되는 쇄신도 계속하면 국민들이 다시 사랑하지 않겠느냐. 우리는 지금 이 파고를 잘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