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질문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왔던 과거와는 모습이 조금 달라졌다"며 "정책 큰 흐름을 제시하고 지시 사항을 점검,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음에 드는 정책일수록 꼬치꼬치 캐물으며 완벽한 계획 마련을 추궁해 참모들이 진땀을 흘리게 했던 과거와 변화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촛불시위 이후 갖춰진 진용이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는 판단 아래 시스템에 의한 정책 추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흔들림없는 국정 운영이 필요한 때라는 인식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인사 스타일은 '소걸음'으로 불린다. 한 번 맡긴 일이 있으면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신임하기 때문이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 의중을 모르면 마치 인사가 지나치게 늦어지고, 외부 영향에 버티다 밀려 단행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장관 사퇴 압력에 몰렸던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이 케이스다. 강 당시 장관은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이라는 임무가 부여됐으며 이 대통령은 그 일이 마무리된 이후 인사를 시작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정국 전환용 '깜짝 인사'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은 촛불시위 이후 불거진 인적 개편 요구에 "훈련을 세게 했는데 뭘 또 바꾸나"면서 "장관 한 명 바꿔 나라가 잘 될 것 같으면 매일 바꾸겠다"고 받아쳤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는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수요가 있을 때 한다는 일관된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누구를 바꾸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소장파를 중심으로 당·정·청 인적 쇄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원희룡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당 쇄신위는 2일 "정부와 청와대에 대대적 인사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별도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출범 당시 시대정신을 되새기고 국민 뜻을 받들어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을 직접 압박했다.

    청와대 내부에는 2차 핵실험 이후 북한 추가 도발이 도사리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정국이 어수선하며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큰 당면 과제를 앞두고 인적 개편이 주요 현안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한 관계자는 3일 "내부에서는 개각 혹은 청와대 개편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으며 인사라인에서도 움직임이 없다"며 "정국전환용으로 인사 개편을 거론하는 것이 옳은 지 재고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