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아침 함께 등산가자던 권양숙 여사를 떼놓고 경호관 1명만 대동해 산에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초등학교 후배인 이재우(63) 진영농협조합장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서거 당일 아침 권 여사와 함께 등산을 가기로 해놓고 혼자 나가버렸다는 얘기를 권 여사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의 말에 따르면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등산을 떠나기 전에 깨어 있었으며 "나도 같이 갈까요"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그럽시다"라고 대답했으나 권 여사가 준비하는 동안 먼저 나가 버렸다는 것이다.

    이 조합장은 "권 여사가 `나를 떼어 놓으려고 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저에서 경호차량이 급히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권 여사에게 전화를 해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어린 시절 용감하고 남의 집에 가서는 음식도 먹지 않을 정도로 결백한 사람이었다"며 "자신의 정치이념이었던 도덕성 상실로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이 때문에 투신자살하려 마음을 먹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조합장은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진영 대창초등학교 1년 후배이고 권 여사와 동기생으로 1년 전 노 전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봉하마을로 이사온 뒤 권 여사가 좋아하는 참외 등 과일을 들고 사저를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