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100분 토론’이 지난 14일 방송에서 시청자 게시글을 조작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21일 방송에서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100분토론 시작하기 전에 시청자 여러분께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14일 방송에서 소개된 시청자 의견과 관련해 제작진의 실수가 발생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서정애, 조순행씨의 경우 여러 개의 다소 긴 문장을 간단히 요약하는 과정에서 ‘좌파가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많았다’ 등 서정애씨가 언급하지 않은 문장이나 표현이 삽입됐다”고 말했다. 또 “조순행씨 의견도 본인이 언급하지 않은 단어가 몇 군데 사용돼 왜곡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소개된 시청자 의견 중 김승연씨의 경우 한 줄 댓글에 글이 올라져 있다”고 해명했다.

    손 교수는 이어 “이번 일에 대해 책임 소재를 가리고 있다”며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정애, 조순행씨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멘트를 마쳤다. 이날 방송에서 손 교수는 다소 침울한 표정을 보였다.

    ‘MBC 100분 토론’은 지난 14일 ‘보수, 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연출 이영배, 김영주) 방송에서 서정애, 조순행, 김승연씨의 시청자 의견을 소개하면서 실제 올라와 있는 글과 다른 내용을 소개해 조작 의혹을 받았다.

    서정애씨의 경우 “좌파가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많았다”는 내용의 글이 소개됐지만 정작 서정애씨의 글에서 이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서정애씨 본인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그런 글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조순행씨의 의견도 ‘100분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과 소개된 내용이 다르다. 조 씨는 ‘수구, 좌파’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방송에서는 “좌파, 수구 등의 단어로 서로를 비난하기 보다"라는 내용의 글이 소개됐다.

  • ▲ 서정애씨가 19일 'MBC 100분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 ⓒ MBC 100분토론 홈페이지 출처
    ▲ 서정애씨가 19일 'MBC 100분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 ⓒ MBC 100분토론 홈페이지 출처

    'MBC 100분토론'은 시청자 게시판이라는 공개된 곳에서 글을 가져오면서 시청자 의견을 왜곡해 자신들의 편집의도에 맞게 시청자 글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좌파가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많았다'는 내용은 단순 글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아니라 특정 의도가 들어간 표현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