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내 비주류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강래 의원은 정동영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호남 지역에서는 내년에 정 의원을 앞세워 독자세력화해 내년 지방선거를 치러보기를 희망하는 수요가 상당히 폭넓게 깔려있다. 잘못하면 너무나 중요한 내년 지방선거가 분열과 혼란으로 갈 수 있는 위험한 일이 올 수도 있다"(16일 SBS 라디오 출연)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19일 4·29 재보선 이후 호남지역 민심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51.3%가 '민주당 등 기존 정당이 아닌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없다'(31.3%) 보다 20%P나 높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7.5%였다.

    '지지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지역·성·연령을 막론하고 높았고, 특히 전북 지역과 40~50대에서 '호남 신당 창당'에 우호적인 편으로 조사됐다. 반면 '없다'는 응답은 광주지역과 남성층에서 전체평균(31.3%)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런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호남 지역 전체 응답결과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층 역시 '호남 신당 창당에 지지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높았다. 다만 '있다'와 '없다'의 격차가 전체응답결과(20%P)보다 낮은 13%P로 조사됐다.

    지난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호남지역 국회의원 재선거 두곳을 모두 무소속에게 내줬는데 KSOI는 재보선과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현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부정적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내대표가 경고한 '정동영 중심의 호남 신당 창당'의 현실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인데 KSOI는 "다만 실제 신당 창당이 현실화 되면 경우 호남 전체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보일지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이유는 "전북을 중심으로 정동영 의원 중심의 신당창당은 상당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여론지형을 보여주고 있지만, 광주와 전남에서는 지역대표 정치인으로서의 정동영에 대한 정서가 전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SOI는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주당의 세 가지 작은 균열이 호남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남·전북간 균열, ▲지역 대표 정치인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동영 의원으로 양분된 상황, ▲4·29 재보선에서의 호남지역 공천에 대한 전남·북간 온도차가 그것이다.

    여기에 당 노선을 우향우 해야 한다는 '뉴민주당 플랜'으로 인한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노선투쟁이 더하며 당 진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이번 조사에서 현 민주당이 '개혁적이지 않다'는 호남지역 여론이 54.7%로 과반을 상회하고 있고, 20~40대의 저연령층에서도 민주당의 개혁성에 의문을 보이고 있어 KSOI는 '당 노선'을 둘러싼 민주당 주류-비주류간 갈등은 더 증폭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KSOI가 지난 12일 광주,전남,전북지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로 실시했고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