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을 영변 핵시설에서 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한 외교 소식통은 AP 통신에 현지의 IAEA 전문가들이 이날 평양으로 떠났으며 이에 앞서 핵시설의 봉인과 감시카메라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도 IAEA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 "그들(검증팀)이 영변을 떠나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고 아마 내일(16일) 북한을 떠날 것"이라면서 "이들이 영변을 떠나기 전 봉인을 제거하고 카메라 방향도 벽 쪽으로 돌려 놓았다"고 전했다.

    3명으로 구성된 IAEA 검증팀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2007년 7월부터 영변의 5개 핵시설을 감시해왔다.

    지난해 9월 핵시설의 일부 봉인이 제거된 적은 있지만 IAEA 요원들이 추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에도 IAEA 검증팀의 철수를 요청했으나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철회했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영변에서 북한의 핵불능화 작업을 지원해 온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의 출국 요청에 따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드 대변인은 이번 추방이 '퇴행적 조치'로 북한을 외부 세계로부터 더 고립시키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이런 결정의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전날 미국의 핵불능화 전문가들과 IAEA 검증요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북한을 떠날 것을 요청하는 한편 핵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앞서 유엔이 의장성명을 통해 지난 5일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6자회담 중단도 거부하는 등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