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생후 9주의 갓난 아기였던 최후의 생존자가 마지막으로 남겨뒀던 `침몰의 흔적'을 경매에 부친다.

    자신의 양로원 비용을 대기 위해서다.

    16일 BBC에 따르면 1912년 4월 1천5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이타닉호 침몰사고에서 살아 남았던 최후의 생존자인 밀비나 딘(97.여)이 내놓은 소장품에 대한 경매가 오는 18일 데비지스에서 진행된다.

    이번에 경매에 내놓은 딘의 마지막 소장품은 천으로 된 미국의 우편 행낭. `NEW YORK'이라는 글귀가 선명한 이 행낭은 딘과 그녀의 모친, 2살 많은 오빠가 구조된 뒤 뉴욕에서 영국으로 돌아올 때 소지품을 넣어뒀던 물건.

    딘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당시 생후 9주의 갓난 아기였다.

    부모는 남매를 데리고 미국 캔자스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위해 이민을 가던 길이었다.

    딘의 타이타닉 승선은 이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정작 차디찬 대서양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배와 함께 숨진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기억은 전혀 없다.

    그녀가 부친이 타이타닉호와 함께 숨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8살 때.

    딘은 "아버지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엄마로부터 그말을 들었을 때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엄마는 이후 수년에 걸쳐 딘에게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말해줬다.

    사고가 있던 운명의 날에 딘의 아버지는 선체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듣고 갑판으로 올라간뒤 허겁지겁 돌아와 식구들을 모두 갑판 위로 데리고 갔다.

    가난한 사람들이 탔던 3등칸에서는 구조된 사람들이 적었지만 그의 가족이 구명선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민첩한 상황 판단 때문이었다고 모친은 딘에게 들려줬다.

    하지만 이렇게 전해들은 기억은 물론 변변치 않은 소장품마저 이제 팔아야 될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현재 영국 남부 사우스햄턴 사설 양로원에 거주하고 있는 딘이 매달 내야하는 비용은 3천파운드(한화 약 600만원).

    딘은 지난해에도 양로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사고 직후 가족들이 사용했던 여행가방과 보상금 액수가 적힌 편지 등을 경매에 부쳤었다.

    그녀의 소장품은 아니지만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아내와 2명의 딸을 구명선에 태우면서 따뜻한 우유를 담아줬던 한 남성이 남긴 휴대 용기도 이번 경매에 나온다.(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