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라크에서 무장세력의 폭탄공격이 잇따르는 등 치안 상태가 악화하면서 미군의 철군 일정에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라크 북부 모술지역 미군 지휘관 게리 볼레스키 대령은 "이라크 주요도시의 미 전투부대는 오는 6월 철군 시한을 넘긴 뒤에도 이라크 북부에 계속 주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15일 전했다.

    지난해 미-이라크 양국 간 체결된 안보협정에 따르면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주요도시의 전투병력은 오는 6월까지 우선 철수하고 2011년 12월까지는 모든 미군이 완전 철수키로 돼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를 기초로 총 14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주둔 미군 중 9만명의 전투병력을 내년 8월까지 주요도시는 물론 이라크 전 지역에서 완전 철수시키고 2011년 말까지는 지원 병력 5만명도 모두 철수한다는 방침에 따라 철군 작업을 진행해 왔다.

    볼레스키 대령은 "미군은 현재 모술지역 치안상황에 대한 평가작업을 수행 중"이라며 "만일 이라크 정부가 (미군이) 더 머무르길 원한다면 우리는 이라크에 더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아델 압델 마흐디 이라크 부통령도 지난 14일 AFP통신을 통해 "우리 정부는 오는 6월까지 미군이 주요도시에서 철수키로 한 일정에 대해 유동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군에 주둔연장 요청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이먼드 오디어노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미군 철수 일정의 전체적인 틀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세부일정의 변화 가능성까지 배제하진 않는 입장이다.

    오디어노 사령관은 지난 12일 CNN 방송에 출연, 미국과 이라크가 합의한 2011년 말까지의 완전 철군 시점에 대해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어느 정도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10점이라고 답하며 "2011년까지 우리가 (이라크에서) 없어져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라크 정부와 함께 6월 30일까지의 철군 일정을 맞추기 위한 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일부 도시에서 계속 주둔시킬 필요가 있으면 이를 권고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결정할 몫"이라며 주요도시의 전투병력 주둔 연장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처럼 철군 일정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최근 이라크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불러 일으키는 폭탄공격이 부쩍 늘어나는 등 치안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는 모술 지역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미군 5명이 숨져 최근 1년여간 있었던 미군 인명피해 사건 중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또 이슬람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이라크 정부와 수니파 준군사조직 `이라크의 아들들(SOI.Sons of Iraq)' 간 갈등으로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으면서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하루에만 7건의 차량 폭탄 공격이 잇따라 발생, 모두 37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두바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