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재선거 전북 전주 덕진 출마를 두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날(24일) 결렬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의 단독 담판 회동에서 당 지도부의 '정동영 공천 배제'를 재확인함에 따라 당 중진 원로와 연쇄 접촉하며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정 전 장관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당 중진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예방해 2시간 가량 오찬을 했다. 김 전 의장은 정 전 의장에게 인내력을 갖고 당 지도부와 대화해서 당 갈등이 없도록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당 안팎으로 어렵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갈등이 빚어져서는 안되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끝까지 지도부와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전 장관 측은 당 지도부에 비해 자신의 공천에 비교적 우호적 인사들로 당 중진들을 겨냥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도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인이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은 본능"이라며 정 전 장관의 출마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의 사실상 구심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 전 장관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깨지면 안된다"며 사실상 출마포기를 종용했었다. 정 전 장관에게 당 중진과 원로들의 힘 보태기가 절실한 형국이 된 것.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어제 정 대표와 만나서 얘기했으니 조금만 지켜봐달라"며 "원만하게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전 장관은 출마결심 배경과 진정성을 설명해 자신의 출마 명분을 설득했다고 한다. 

    정 전 장관은 결렬로 끝나버린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도 덕진 출마의사를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결렬 후 정 전 장관 측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  조세형 전 대표 박상천 전 대표 문희상 국회부의장 등을 찾아가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었다. 전 장관의 이같은 행보는 당 원로 중진들의 자문을 구하는 동시에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