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비공개 회담 결렬로 민주당 내홍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24일 첫 단독 비공개 만찬을 갖고 정 전 장관 4.29재선거 전북 전주 덕진 출마 여부를 두고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정 대표는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의 정 전 장관 덕진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전달하며 정 전 의원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정 전 장관은 정 대표에게 당원과 자신의 지지자들 입장을 당 지도부가 경청하고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당초 두 사람의 회동은 '합의도출 실패'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자신의 옛 지역구인 전주 덕진 출마를 강력 희망하고 있는 정 전 대표와 공식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측근들을 통해 정 전 장관 출마에 부정적 의사를 계속 밝혀온 정 대표의 입장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정 대표의 측근인 강기정 의원과 정 전 장관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이 정(丁)-정(鄭)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두 사람이 앞으로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다음 번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첫 회동을 결렬시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이 각자의 갈길을 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상태에서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모색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정 대표는 정 전 장관 공천배제로,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 강행이라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반면, 합의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애초부터 간극이 컸던 두 사람의 만남이라 첫 회동에서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다수다. 또, 당 중진들이 조만간 양 측을 중재할 예정이어서 막판 타협점 마련여부에 대한 희망섞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 대표를 비롯한 주류측과 정 전 장관을 위시한 당내 비주류의 갈등이 더 심각해지지 않겠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