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극비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내가 공직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자연인 자격으로 연수를 갔다 돌아오는 건데 귀국일을 알릴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조용히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인 진수희 의원이 24일 전했다. 

    이 전 의원은 나아가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요란하게 알리면 되겠느냐"고도 했다고 한다. 

    귀국 날짜가 사전에 공개될 경우 팬클럽 회원 등 지지자들이 공항에 대거 몰려나와 자칫 `요란한 환영행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극약처방인 셈이다. 

    당분간 국내정치에 거리를 둔 채 암중모색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상황에서 의도하지 않은 대규모 귀국행사가 정치적 해석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22일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 공항에 2천명 가량의 인파가 몰린 점도 이 전 의원이 `극비 귀국' 결심을 굳히게 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최소한 언론에는 귀국일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측근들의 건의에 역정을 내면서 미국에서 함께 생활하는 지인들에게도 `귀국일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언론에 귀국일이 보도되면 비행기표를 바꿔서라도 그날은 안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진수희 의원은 "가족과 일부 지인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귀국일을 알리지 않겠다는 뜻이 완강하다"며 "심지어 우리에게도 공항에 나오지 말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와 일본의 결승전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