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DJ)전 대통령은 4.29 재선거에서 전주덕진에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장관에게 24일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깨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 지도부 손을 들어준 발언이다. 정 전 장관 출마로 인해 최악의 경우 민주당 분당사태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당내 갈등을 경계한 것이다. 

    DJ의 훈수정치는 2003년 그가 민주당 분당때 침묵을 지켰던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서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자신의 정치력 영향력을 이용한 DJ의 현실정치 개입에 '상왕정치' '이율배반'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시 DJ는 분당에 침묵으로 일관했고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는 오히려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장남 홍일씨를 탈당시켜 사실상 민주당 파괴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 전 장관은 24일 서울 동교동 DJ사저를 방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당에 들어가 열심히 당을 돕겠다"며 전주덕진 출마 결심을 전했다고 한다. DJ는 "당과 협의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당이 깨져선 안된다. 그렇게 되면 당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박지원 의원이 전했다.

    DJ는 전날(23일) 한 좌파 인터넷 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DJ는 "민주당이 깨지지 말아야 한다. 깨지면 공동 실패"라며 "누구를 공천하든 안하든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가뜩이나 약한 야당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무소속 출마니 분당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정 전 장관 공천 배제시 무소속 출마가능성에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전 장관이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이날 오전 PBC라디오'열린세상오늘 이석우입니다'에 나와 "정 전 장관이 (전주덕진 출마로 인해 생긴)비판적 입장을 다 수용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정부 이명박 대통령 만든 사람들이 누군데 거기에서 뛴 정동영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느냐, 아무도 돌을 던질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