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당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한말을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받아쳤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2일 귀국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드리기 위해 당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며 "정세균 대표와 내가 협력한다면 당을 좀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23일 KBS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나와 정 전 장관의 이같은 요청에 "잘못된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노 대변인은 "힘을 보태달라고 당 지도부가 정 전 장관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때 정 전 장관이 당의 요청에 부응해서 출마를 선택하는 모양새가 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변인은 거듭 "당이 정 전 장관에게 요청했어야 했다"며 정 전 장관 요청의 부적절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정 전 장관 공천여부에 대해 노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정리된 입장은 갖고 있지 않지만 모든 가능성은 다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전주덕진 출마 수용도 포함한 가능성이냐'는 질문에 노 대변인은 "그 전에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정 전 장관이)당의 결정에 따른다는 대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당이 결정을 내렸을 때 그것이 마음에 들면 수용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공천 배제시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나 신당 창당 등 단독 행보를 걷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노 대변인은 이어 "당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지만 정 전 장관도 '당의 결정에 따른다'는 결정이 있어야 한다"며 "이 대원칙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당이 백의종군을 요구했을 때는 백의종군을 하는 것이 큰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노 대변인은 '무조건 당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것이 당인으로서 올바른 자세"라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이 당 결정에 승복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도 "당연히 승복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노 대변인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반감을 나타냈다. 그는 "대표와 대선후보를 지낸 분이 무소속으로 나간다면 본인의 정치 일생은 뭣이 되겠느냐"며 "공천주면 정당을 선택하고 공천서 배제되면 뛰쳐나가고 하는 것은 정치를 후퇴시키고 희화화 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변인은 정 전 장관 공천 배제시 분당가능성에 자당 이종걸 의원과는 정반대 논리를 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만약에 (정 전 장관이)무소속이 되면 그 상태가 이미 분당이라고 볼 수 있다"며 "재보선 정국이 잘 풀려져 나가지 못할 때 그 책임은 지도부로 간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거다. 당을 만든다는 것도 그렇다"며 "우리가 어렵사리 또 대통합을 이뤄서 다시 당을 추스렸는데 지금 와서 다시 분당된다는 가능성은 없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