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의 정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연구재단인 `동행'을 발족하고, 최근에는 여의도 한 건물에 40평 규모의 사무실을 냈다.
    제18대 4.9 총선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같은 해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부터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 왔지만, 앞으로 한 달에 2∼3번은 여의도에 출근할 계획이다.
    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매달 2, 4번째 목요일 30명 안팎이 참석하는 조찬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며 "오는 26일에 국방대학원 이숭희 교수를 초청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과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 대북문제를 중심으로 첫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조찬 세미나보다는 큰 규모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문제를 두루 다뤄볼 방침이다. 여기에는 동행 소속 의원 44명을 포함해 각계 전문가까지 150∼200명 정도를 초청할 생각이다.
    강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떠나면서 "낚시질이나 하겠다"며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 뿐만 아니라 재계 인사들도 폭넓게 만나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삼국지 같은 중국 고전을 비롯한 역사 공부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강 전 대표가 활동 재개를 위한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마침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같은 거물급 정치인의 복귀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계파를 초월한 연구모임인 동행을 발판으로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대권과 같은 `큰 그림'을 그리지 않겠느냐 것. 다만 당장 4.29 재보선부터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측근은 "국회의원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당분간은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이라며 "다만 정계를 은퇴한다고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시기가 오면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