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강원도 태백지역에서는 '최악의 가뭄 피해'가 나타났으며, 지난해 경남 거창에서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도 이래 가장 심한 물 부족을 겪었다. 오는 22일 세계 물의 날을 앞두고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수자원 관리대책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가 2006년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2011년이면 우리나라 물 부족량은 약 8억㎥이며, 2016년에는 9억7000만㎥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 부족 국가로 돌입, 이로 인한 피해가 급속도로 커진다는 전망치다.

    변희룡 부경대 교수(환경대기과학과)는 "다가오는 가뭄은 강도가 강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자세도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변 교수는 정책포털 기고문에서 "가뭄의 발생 주기를 살펴보면 124년 주기, 38년 주기, 6년 주기가 겹쳐서 접근하고 있는 현상이 보인다"면서 "그 중 38년 주기와 124년 주기의 가뭄은 한 개만 와도 견디기 어려운 대재앙이 될 수 있음을 역사는 이미 보여줬다"고 말했다.

    124년 주기의 다음 중심은 2025년이며 그 시작은 어림잡아 2010~2012년이고, 38년 주기의 다음 중심은 2015년과 2020년 두 차례이며 그 시작 또한 2010~2012년라는 것이 변 교수의 설명이다. 또 6년 주기의 다음 중심은 2015년이다. 변 교수는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큰 가뭄의 중심 주기가 3개나 겹쳐서 접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두려운 것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가뭄을 동반할 때 가장 위협적이라는 사실도 아직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 물 확보를 위한 댐 건설 △ 수로 연결 △ 가뭄 대비 기관과 정책 조정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2009년 3월 현재 북한은 물이 남고, 충청 이남은 심한 가뭄"이라며 "이 기회에 북한의 물을 사오고 반대의 경우에는 팔든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남과 북의 강을 함께 연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동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물 수요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가뭄의 정도에 따라 수자원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며 "지속적인 수자원 확보가 해결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자원 계획의 기준이 되는 30년 1회 발생하는 가뭄보다 더 극심한 가뭄이 발생된다면 향후 물 부족량은 더욱 증가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의 기후변동은 이런 우려를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가뭄에 의한 물 부족의 경제적 피해를 지적했다. 그는 "2001년 가뭄에 의한 물 부족은 0.4%의 경제성장률을 감소시켰으며 물가는 0.28%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또 1990년 가뭄으로 울산지역에서는 공장 가동률이 15~20%에 그쳐 2조4000억~4조800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적인 댐과 저수지와 같은 물그릇을 확보, 지역간 균형있는 물 공급 정책, 지하수·해수 등 보조수자원 개발 및 이용, 공급량의 확대와 물 절약을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