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혜님,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1년 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친박연대'라는 당명을 건 이들은 총선에서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21일 창당 1주년을 맞는다. 총선 20일을 앞두고 급조된 친박연대는 지난해 총선에서 14명을 당선시키고 지지율 3위 정당으로 박풍(朴風)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친박연대 창당 1주년 기념행사는 여느 정당처럼 화려하거나 들뜬 분위기가 아니었다. 세레모니도 경과보고와 당 대표 인사말, 떡 절단식 정도로 그쳤다. 공천헌금 문제로 재판이 진행 중인 서청원 대표, 김노식 양정례 의원 등의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친박연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등록된 것은 지난해 3월 21일이었지만 올해는 이날이 주말인 것을 감안해 하루 앞당겨 기념식을 열었다. 

     

    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주년 기념행사에서 "친박연대는 승자독식과 원칙없는 공천이 낳은 우리 정치의 아픈 자화상"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 대표는 "친박연대가 비록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지만 재판에서는 무죄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규택 공동대표는 "감개무량하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표의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 한마디에 친박연대라는 당을 만들었다"며 "박근혜라는 꿈이 있어 참고 가시밭길을 갔다"며 "밤새고 울어도 모자라다. 아직도 고난의 길에 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박 전 대표 말대로 '살아서 한나라당으로 돌아간' 옛 동지인 홍사덕 박종근 조원진 의원도 참석해 축하인사를 했다. 홍 의원은 "1년 전 우리는 참 큰뜻을 갖고 당을 만들었다. 그 성공의 그늘에서 서청원 김노식 양정례 의원이 고통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겼다. 자축하자"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서 대표는 "재판이 끝난 뒤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향후 당 방향과 진로변화가 있으리란 해석이 달렸다. 친박연대 한 관계자는 "서 대표가 당명을 바꾸고 당을 지속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창당 초기 친박연대는 정당사 최초로 개인이름을 걸고 나온 정당으로 정치적 지향성 부재라는 문제점과 탈락인사들로 결성된 정당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었다. 게다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양정례 의원(비례대표)의 공천헌금 문제도 화제가 됐었다. 2009년 3월 현재, 서 대표와 양 의원 김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위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의원직 상실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날 행사에는 서청원·이규택 공동 대표, 엄호성 정책위의장, 김종기 상임고문, 김노식 정하균 정영희 양정례 노철래 김을동 의원, 전지명·김세현 대변인과 당직자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