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쓴소리에 민주당이 비난 일색으로 맞받아쳤다. 지난 18일 윤 장관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입법부는 진실로 나라 이익과 장래를 위해 입법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관련 법안 처리를 지체하는 것을 우려한 말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가 뛴다"(원혜영 원내대표) "너나 잘하세요"(전병헌 의원)등 거친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불신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장관도 덩달아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며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가 뛴다"고 장관을 '꼴뚜기'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정말 기가 막히다. 장관이 이러니까 기재부는 아예 3권 분립을 무시하는 처사를 밥먹듯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회도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이 대통령의 속도전 주문에 스스로 국회 역할을 포기한 한나라당이 반성할 계기가 돼야하고, 직권상정을 남용하고 한나라당과 청와대에 굴복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돌이켜봐야 한다"고 여당과 국회의장 탓을 했다.

     

    전병헌 의원도 "어제 윤 장관이 있던 자리에 내가 있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김 의장 테이블에 같이 있었는데 윤 장관이 국회를 탓하는 발언을 했을 때 박 대표와 김 의장도 완전히 뜬금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는지 그 테이블이 소란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나도 어처구니가 없다"며 "윤 장관이 본인도 겸연쩍었는지 (연설에서) '두서없다'고 했는데 두서가 없을 뿐아니라 본말이 뒤바뀌었다"고 반발했다. 전 의원은 "윤 장관은 김영삼 정부 말기에 당시 재경부 책임자로서 국가 부도를 내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었고, 참여 정부 때 복권돼서 공직사회로 들어왔다"며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 의원은 "(윤 장관이)입법활동을 되돌아 보라고 하던데 우리는 2월 국회에서 159개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면서 "윤 장관은 언제 정치장관이 됐느냐"고 쏘아붙였다. 전 의원은 "국회를 탓하기 전에 경제는 잘 돌아가는지 한번 돌이켜 보고, 환율은 제대로 되는지 되돌아봐라"며 "친절한 금자씨의 대사처럼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생각난다"고 맹비난했다. 사회를 맡은 박영선 의원은 "위기설이 지속되는 것이 은행단기 외채때문에 그렇다. 윤 장관이 금융감독 위원장으로 있었을 때 가장 많이 불어났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