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장자연의 자살에 얽힌 의혹을 제기한 전 매니저 유장호(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6분여만에 회견을 마치고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가 장씨의 자살을 둘러싼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특히 개그맨 서세원 씨가 전날 밤 유씨가 입원한 병실로 찾아가 40여분간 면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다른 의혹을 낳고있다. 

    유씨는 이날 회견장에 나와 "서씨와는 알지 못하는 사이다. 병문안을 와서 처음봤다"는 말로 서씨와 평소 친분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늘 아침에 나온 기사들을 보니 서씨가 마치 내 기자회견에 압력을 가한 것처럼 나왔던데 오늘 기자회견에서 말하는 내용은 100% 내 심정이며 그 누구에게도 내 판단을 맡기지 않는다"며 서씨의 병문안이 자신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유씨는 그러나 '일면식도 없는 서씨가 왜 병문안을 왔나', '서씨가 왜 기자회견에 압력을 가했나', '서씨가 리스트에 있는 인물과 관련이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황급히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일부 언론들은 서씨가 17일 자정을 넘긴 시각에 일행 3명과 함께 유씨의 병실로 찾아가 "다 도와주고 무조건 보호할 테니까 오더가 떨어질 때까지 숨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씨는 또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거론하며 "명단에 있는 사람 이름 다 까졌다. 명단에 이름 있는 사람들 난리 났다. 지금 잘못 가고 있어"라고 말하고, 이 과정에서 유씨는 "뭘 잘못했습니까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라고 언성을 높이며 반발하기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위해 서씨와 직접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서씨의 한 측근 "서씨는 유씨와 모르는 사이며 그냥 병문안을 가 기도를 해준 것밖에 없다고 했다"면서 "보도된 것과 같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주간지 기자들이 동행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연예계에서는 그러나 서씨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이 유씨의 병실 앞에 진을 친 것을 아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병실을 찾아간 점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씨가 장자연 문서과 관련된 인사의 부탁을 받고 유씨를 만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장자연 리스트'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리스트에 이름이 거명됐다는 것 자체가 불명예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방송가와 언론계, 경제계, 정계에서도 '장자연 리스트'를 파악하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자연의 매니저 김씨는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어 그와 관계한 사람들은 혹시라도 자신의 이름이 리스트에 들어있지 않나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