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비상이다. 4월 29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질 곳은 인천 부평을, 경북 경주,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울산 북구로 총 5곳인데 이들 지역 중 자신있게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는 게 당 핵심관계자의 설명이다.

    박희태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접전지역인 인천 부평을과 울산 북구갑은 내세울 인물이 마땅치 않다. 이번 선거의 쟁점을 '경제살리기'로 맞춘 한나라당은 경제전문가를 영입해 돌파하겠다는 전략인데 야당이 후보단일화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거물급 인사를 출마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타플레이어'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두 지역은 전략공천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표가 당선을 확신할 수 없어 두 지역의 출마를 접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해도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크다. 특히 두 지역 모두 노동계의 입김이 세 정부의 비정규직법 개정과 맞물려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 북구는 이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후보단일화를 공식화 한 상태다.

    텃밭인 경북 경주 조차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종복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 전 육군대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지난 총선 때 처럼 당 텃밭에서 '친이-친박' 대결구도가 형성된 것인다. 더구나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는 이미 '친이-친박'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라 자연스레 '친이명박계에 대한 평가'로 흐를 수밖에 없어 지도부의 고민이 깊다.

    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선거전망에 대해 "사실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길 곳이 없다"고도 했다. "과거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고령 보수층 마저 지난해 6월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에 경각심을 줘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지더라"며 "이번 선거도 작년 6월처럼 분위기가 간다면 손 쓸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에는 골치아픈 선거"라며 "선거결과가 '0대 5'나 '1대 4'가 되면 대통령 국정운영의 동력은 빠지고 당도 책임론으로 내홍에 빠질 수 있어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10월 선거"라며 "(재선거 지역이) 주로 수도권이고 한나라당이 취약한 지역이라 이 선거는 더 골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