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딸을 지하실에 24년간 감금한 채 성폭행한 엽기적인 사건의 첫 공판이 16일 오스트리아 동부 장트 푈텐에서 시작됐다.

    오스트리아의 엔지니어인 요제프 프리츨(74)은 딸 엘리자베스(43)를 거의 4반세기동안 특수 보안장치로 외부와 격리된 자신의 집 지하에 감금한 채 성폭행해 7명의 자녀까지 낳는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르다 지난해 4월 자녀중 가장 나이가 많은 케르슈틴(19)이 극도의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같은 엽기적인 행위가 발각됐었다. 

    암스테텐에 있는 프리츨의 집에서 약 60㎞ 떨어진 상트 푈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크리스티안네 부르크하이저 검사는 프리츨이 24년간 딸을 온수, 난방, 외부공기, 햇볕이 없는 좁은 지하실에 감금한 채 "장난감으로 사용했다"면서 그의 범죄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부르크하이저 검사는 "그는 (지하실로) 내려와 불을 끄고 강간한 뒤 불을 켰다"면서 "현장에 두번 가봤는데 음습하고 곰팡이냄새가 나는 끔찍한 곳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프리츨은 언론들의 플래시 세례를 피하기 위해 얼굴을 파란색 파일로 가린 채 재판정에 입장했다. 

    프리츨은 공판에서 강간, 근친상간, 감금, 강압행위 등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으나 살인, 노예 혐의는 부인했다. 오스트리아 법률상 강간 등은 최고 징역 15년형, 살인은 최고 종신형에 처해진다. 

    검찰은 프리츨이 1996년 출생한 아이에게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반면 프리츨은 그 아이가 죽은 상태로 태어나 지하 보일러실에서 태웠다고 반박했다. 

    프리츨은 또 자신이 엘리자베스와 자녀들에게 '도망가려 하면 독가스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부인했다. 

    프리츨의 변호사인 로둘프 마이어는 이날 재판에서 그가 '제2의 가정'을 만들려고 했을 뿐이라면서 그는 괴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이어 변호사는 "자신의 딸과 섹스를 갖기 위해서만 감금했다면 아이들을 낳지도 않았을 것이며 학교 교과서나 크리스마스트리를 가져다주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 심리학 전문가의 말을 인용, "프리츨이 24년간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르크하이저 검사는 프리츨이 자녀가 보는 앞에서 엘리자베스를 강간했고 발각 뒤에도 "후회하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존한 6명중 3명은 요제프에 입양돼 가족들과 생활해 왔으며, 3명은 태어난 이후 지난해 4월까지 평생 지하실에서만 지냈다. 프리츨은 '엘리자베스가 광신 종교에 빠져 집을 나갔으며 집 앞에 아이들을 버리고 갔다'는 말로 부인과 이웃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엘리자베스와 3명의 자녀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도록 성과 이름을 바꿔주는 등 새 삶을 주선하고 있다. 

    법원은 혐의내용 낭독과 검찰, 변호인의 모두 진술이 끝난 후 일반인들과 언론들을 재판정 밖으로 내보내고 비공개로 공판을 속개했다.

    프란츠 쿠트카 법원 대변인은 이날 재판에서 엘리자베스의 녹화 진술이 있을 것이라면서 재판이 빨리 진행될 경우 "이르면 오는 19일 선고공판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선 지는 프리츨의 부인인 로제마리(69)가 이름을 바꾸고 다른 도시로 이사했다고 보도했다.

    로제마리는 "내 삶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면서 "이젠 돈도 없고 남은 것은 자존심과 가족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원하는 것은 가족을 지키는 것이 전부"라면서 "혼자 있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거의 외출하지 않은 채 식료품도 배달받고 있으며 방문객이 찾아오면 인터콤으로 확인한 뒤 접촉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