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엔고(高)현상을 이용해 제주도를 사버리자"고 발언했다.

     

    1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오자와 대표는 일본 노조 단체 '렌고(連合)의 사사모리 기요시 전 회장에게 이같이 말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사사모리 전 회장이 지난 11일 도쿄의 한 모임에서 불법 정치 자금 문제로 위기에 처한 오자와 대표와의 만남을 언론에 소개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

     

    사사모리 전 회장은 오자와 대표가 "나가사키(長崎)현의 대마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대마도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한국의)원 경제에 팔리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오자와 대표는 "지금은 엔고니까 제주도를 사버리자. 절호의 찬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제주도민과 한국 정치권이 성토하고 있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에서 "오자와 대표가 신분도 망각한 채 헛소리를 해 댄 것은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로 자질을 의심케 한다"면서 "입만 열면 '양국 동반 우호 구축'을 외쳐대면서도 속으로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무시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무례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이성을 상실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은 "일본 지도자의 의식 수준이 그 정도인지 망언을 사실로 받아들이기에 의심이 갈 정도"라며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위기에 빠지자 외부로 그 시선 좀 돌려보자는 꼼수인가"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엔저(低) 현상이 생기면, 다른 나라가 일본 열도를 사버리겠다는 경우에 대비한 마음 자세나 준비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맞받은 뒤 "책임있고 분별있는 언행을 해라"고 충고했다. 

    자유선진당도 논평을 내 "대한민국과 국민을 동시에 모독한 몰상식한 망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진당은 "사사모리 전 회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오자와 대표의 발언은 일본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며 "점입가경"이라고 혀를 찼다. 선진당은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난 느낌"이라며 "지난 정권보다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한일 외교 결과가 겨우 이것이란 말인냐. 항일 독립투쟁에 몸 바친 선열들마저 통탄할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정부는 제주도 매수 망언 진의를 명백하게 밝히고,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본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자민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은 모양"이라며 "일본이 계속 영토 도발을 시도한다면 민노당은 당원들이 내는 당비로 일본열도를 사버리겠다"고 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