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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캔버라에서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9개항에 달하는 '대한민국-호주 범세계 및 안보 협력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경제협력에 이어 정치,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의 양국간 실질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양 정상은 안보협력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 군사비밀보호에 관한 양자간 협정 체결 △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대한 협력 모색을 포함해 양국 방위산업간 협력 대폭 증대 △ 마약유통, 돈세탁, 무기 밀거래 등 초국가 범죄에 대한 긴밀한 협력 △ 사이버 테러를 포함한 대테러 문제와 국제핵테러방지구상(GICNT) 진전을 위한 지역 및 다자무대에서의 협력 등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유엔과 국제 핵비확산·군축위원회(ICNND) 등을 통한 군축 및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비확산에 대한 협력을 확대한다는 조항을 넣어, 한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사실상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PSI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것은 한국과 호주 양자 차원에서 기존의 협력 사업을 재확인하고 발전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만든 조항"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양 정상은 또 정상회담에서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공식 개시키로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의 상호보완적 경제구조에 비춰 향후 양국간 경제 통상분야 교류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기계류 등의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으며, 호주의 풍부한 광물·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공급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호주 국제 탄소수집저장구상(GCCSI)
호주 자원에너지관광부는 지난 2월 탄소수집저장(CCS) 기술의 상업적 적용을 가속화하기 위해 자국 주도의 국제 CCS 구상(GCCSI)을 추진하고 국제 CCS 연구소를 설립했다.
호주 정부는 연구소 운영 등에 매년 1억 호주 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영국, 노르웨이 정부와 미국 쉘 등 8개 산업체 및 클린턴재단 등이 창립멤버로 참여한다.
한국 정부는 연구소 설립 초기단계부터 창립멤버로서 적극적으로 참여를 추진해왔으며 교육과학기술부와 호주 에너지자원관광부간 연구소 설립 MOU(양핵각서)를 지난 1월 체결했다.
녹색성장 관련 협력 강화에도 양 정상은 뜻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탄소저감 분야 협력 확대, 기후변화 대응 공동연구 등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호주 정부가 주도하는 '국제 탄소수집저장 구상(GCCSI)'를 통해 전세계적 기후변화 문제에도 공동 대응해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호 수교 50주년인 2011년에 '한·호주 우정의 해'를 선포키로 하는 자원·에너지 분야의 협력 확대와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긴밀한 협조, 보호무역주의 경향에 대한 공동대처 등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호주의 신규 LNG 프로젝트와 고속철 도입 등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와 한국이 금융안정포럼(FSF) 회원국에 포함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한국과 호주 두 나라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위해 '중견국 리더십'을 발휘해나가고, 또한 미래지향적인 한·호주 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공동성명 9개항>1. 아·태지역과 이를 넘어선 지역에서의 공통의 전략적 이해 사안을 논의하고 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개발하기 위해 각료급을 포함하여 긴밀하게 협의하고 정기적으로 회동한다.
2. 불법 마약과 마약 원료의 유통, 밀입국 및 인신매매, 돈세탁, 화폐 위조 및 무기 밀거래, 해적 행위 및 선박에 대한 무장 강도 등 초국가 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법집행 활동 및 국경 안보 문제에 대해서 보다 긴밀히 협력한다.
3. 사이버보안 및 사이버테러를 포함한 대테러 문제에 대해, 그리고 '국제핵테러방지구상(GICNT)'의 진전을 위해 양자 차원과 지역 및 다자무대에서 협의하고 협력한다.
4. UN과 UN 관련기구 및 '국제 핵비확산·군축위원회(ICNND)'를 포함하는 일련의 메커니즘을 통해 범세계적인 군축과 대량파괴무기 및 운반수단의 비확산에 대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5. 평화유지, 민-군 협력, 국방 경영, 합동 연습·훈련·교류 프로그램 및 호주 '아·태 민-군 최고 센터'와 한국 관계기관간 연계 수립 등 분야에서의 국방 협력 기회를 모색함으로써 양국 국방당국 간 기존의 전략대화 및 협력의 수준을 높여 나간다.
6. 국방기관 및 관련 방산업체들 간에 비밀군사정보의 안전한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군사비밀보호에 관한 양자간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실질적인 국방 및 방위산업 협력의 기회를 더욱 촉진한다.
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대한 협력 모색, 정보 공유를 통한 향후 협력 증진 방안의 개발 지원 및 여타 방위산업, 물자 조달·유지보수 활동에 대한 협력 가능성 모색을 통해 대한민국과 호주 방위산업간의 협력을 대폭 증진한다.
8. 새천년개발목표의 달성 촉진과 원조 효과 개선을 포함하는 개발 및 인도주의적 지원에 관한 협력을 증진한다.
9. 재난과 긴급 상황 대비, 대응 및 관리에 관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