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의문에 나와 있는 것 이외에 3주체(김형오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서로가 암묵적인 약속을 한 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신의를 지켜주리라고 믿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6일 여야 원내대표간 쟁점법안 처리 시한과 방식에 대한 합의문 작성시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할 발언을 했다. 23일 SBS 라디오 '김민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한 홍 원내대표는 사회자의 '직권상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합의문 작성 당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과 묵시적으로 한 약속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야당에는 '1·6합의'를 지켜달라는 것이고, 묵시적 약속을 거론한 것은 김형오 의장이 지켜줬으면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와 김 의장 사이에 암묵적 약속이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합의가 실패할 경우 김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한 것으로 읽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1월 6일 폭력국회를 종식시키면서 여야 원내대표단에 합의를 할 때 국회의장도 약속을 한 게 있다"며 "이번에는 그 약속을 지켜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연말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 대치국면에서 김 의장의 행보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은 바 있어 이날 "암묵적 약속" 발언은 김 의장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그러자 김 의장 측에선 불쾌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미 지난 연말 한나라당으로부터 공개적 비판을 받은 김 의장은 홍 원내대표가 "암묵적 약속" 발언으로 압박하자 '또 의장탓이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자꾸 그런 식으로 정치가 천박해지면 안된다"며 "자기 할 일은 다 하고, 자기가 할 본분을 다 해야지 다시 의장탓을 하면 곤란하다"고 불만을 쏟았다. 이 측근은 "여당 원내대표가 야당하고 협상해야지 의장한테 매달리기 정치를 하는 것 자체가 온당치 않다"며 "그런 말로 의장을 곤경에 처하게 하겠다는 것이냐. 뭐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는 "그런 천박한 정치하면 안 된다"고 거듭 불만을 표출한 뒤 "의장에 대한 예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런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