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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도 수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으며 훈련을 통해 그 의미를 배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국립대(ANU) 샤오위 장 교수와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한스 그로스 교수팀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28일자)'에서 꿀벌들이 점이 2개와 3개 찍힌 패턴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꿀벌들이 약간의 훈련을 통해 점이 3개 있는 것과 4개 있는 것을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됐지만 점 5개와 6개의 차이는 인식하지 못했다며 이것이 한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Y자 형태의 미로를 만들고 한쪽에는 점 2개, 다른 쪽에는 3개를 찍은 뒤 한쪽에만 설탕물을 놓아두는 방법으로 벌들이 점의 개수가 다른 것을 인식하는지, 점의 개수와 보상물의 관계를 배울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장 박사는 "실험환경을 변화시키면서 실험한 결과 꿀벌들은 설탕물을 찾아갈 때 점의 숫자 외에 색깔이나 냄새 등 다른 단서들은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파란색과 노란색 점, 별과 레몬 모양 등 표시의 형태와 숫자를 바꿔가며 실험을 했으나 꿀벌들은 모두 숫자를 근거로 자신들이 가야 할 길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또 꿀벌들은 처음 실험을 할 때는 점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반복되는 실험에서는 그 의미를 기억하고 바로 표시를 따라 설탕물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박사는 "꿀벌들은 2와 3, 4까지의 차이를 인식했다"며 "이들은 보상물이 있는 곳을 의미하는 점의 숫자를 기억하는 작동기억과 점의 모양을 바꿔도 그 의미를 이해하는 기억규칙 등 두 가지 기억체계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의 차이를 인식하는 능력은 꿀벌들이 10㎞ 이상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꿀을 채취해 돌아오는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며 그 경로에 있는 나무 숫자나 꽃의 패턴 등을 안내표지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장 박사는 "그동안 비둘기나 돌고래, 원숭이 같은 척추동물이 수 개념을 가졌다는 증거는 많이 있었지만 곤충에서는 이런 능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결과는 이런 기본적인 기술에는 곤충이나 동물, 인간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