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개각 후폭풍' 수습에 나섰다.

    19일 단행된 개각을 둘러싼 당내 반발을 조기에 차단하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당청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일단 이번 개각 과정에서 적지 않게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희태 대표가 스스로 나서 갈등 진화를 시도했다.

    박 대표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사는 극비리에 하는 것이 속성이다. 당도 그런 절차는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회의 도중 전화로 개각결과를 통보받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청와대 정례회동에서 대통령이 직접 개각명단을 보여줬다. 회의도중 걸려온 전화는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교체된다는 사실을 미리 당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각 과정에서 당이 철저하게 소외됐고, 청와대가 집권여당 대표에게 결례를 범했다는 시각은 `오해'라는 주장이다.

    서울시당위원장인 장광근 의원도 이날 BBS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 전체가 청와대와 완전히 소통불능 사태라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이번 인사가 경제파트 중심으로 이뤄지고 소폭이라는 사실이 이미 당에 전달됐다는 것.

    이한구 의원의 경우 "청와대가 당을 상당히 소홀하게 취급했다는 느낌은 받고 있었다"면서도 "당쪽에서도 잘못이 많다"며 자성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정치인 입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한 당내 불만과 관련, "위기 상황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불러모으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정치인 중에 그런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스타일이 있는데 대놓고 몇 명 집어 넣으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날 당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입각인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지식경제부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개각결과에 대해 "금융중심 경제팀"이라며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제위기는 금융에서 풀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극 평가했다.

    그러나 청와대에 대한 당내 불만은 아직까지 완전하게 사라지지는 않은 모습이다.당청갈등의 근본요소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당 지도부가 서둘러 봉합을 시도하는 것인만큼 향후 사안에 따라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당 지도부가 이날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 회의일정을 잡지 않은 이유도 참석자들의 불만이 걸러지지 않은 채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서울=연합뉴스]